접촉자는 1주일 격리… ‘폐쇄의 끝’ 시진핑, 홍콩 방문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 참석
밀접접촉 우려 환영인사 1주 격리
외신 취재 불허… 폐쇄식 방문 지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7월 1일)을 맞아 30일 홍콩을 방문해 단상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7월 1일)을 맞아 30일 홍콩을 방문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20년 1월 동남아의 전통적 우방인 미얀마 방문을 끝으로 중국 본토를 벗어난 적이 없는 시 주석은 894일 만에 첫 외부 일정으로 홍콩을 택했다.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올해 가을 3연임 결정을 앞둔 본인과 홍콩의 미래에 있어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이날 오후 고속열차를 타고 홍콩 웨스트카오룽역에 도착했다. 시 주석이 탄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서자 홍콩 시민들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홍콩 깃발을 흔들며 환영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나와 시 주석 일행을 맞았다. 시 주석은 중국 행사에 참석할 때 노마스크였던 것과 달리 이날은 N95 마스크를 썼다. 홍콩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CCTV는 시 주석의 홍콩 도착 모습을 생중계했다.

마스크를 쓴 시 주석이 고속열차를 타고 홍콩 웨스트카오룽역에 도착해 캐리 람 행정장관 등 홍콩 각료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시 주석은 894일 만에 첫 외부 일정으로 홍콩을 택했다. CCTV 화면 캡처

시 주석은 “비바람을 겪은 후 홍콩은 다시 태어났고 왕성한 생기를 띠었다”며 “우리가 조금도 흔들림 없이 일국양제를 견지한다면 홍콩의 미래는 더욱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과 존 리 신임 행정장관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2017년 홍콩 반환 20주년 기념식 때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위태롭게 하거나 홍콩을 이용해 본토에 대한 침투 또는 파괴 활동을 하는 것은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이후 5년 동안 홍콩의 중국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만큼 이번 기념식에선 홍콩에 대한 전면적 통치권 등 보다 강경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중국의 홍콩 통제는 날로 강화됐다. 2019년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반대에서 시작돼 홍콩 전역을 휩쓴 대규모 반정부·반중 시위는 그간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었다.

시위를 지켜본 중국 정부는 이듬해 반정부 활동을 금지하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보안법은 국가분열, 전복, 테러, 외국세력과의 결탁 등 4개 범죄를 최고 종신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지난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에 따라 선거제도를 개편해 민주 진영의 공직 진출을 차단했다.

미 CNN방송은 “홍콩 보안법은 2년 만에 반정부 운동을 분쇄하고 언론을 침묵시키고 한때 활력 넘쳤던 시민사회를 무력화시켰다”며 “안정에 집착하는 권위주의적 지도자에게 홍콩은 그 어느 때보다 고향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1984년 10월 영국과 홍콩반환협정을 체결하면서 약속한 ‘97년 이후 50년간 홍콩 체제 유지’ ‘고도의 자치권 인정’ 등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홍콩과 대만 문제는 전방위 갈등을 빚고 있는 미·중이 가장 첨예하게 맞붙는 사안이기도 하다.

주요 외신들은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폐쇄식 방문”이라고 지적했다.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홍콩컨벤션센터 주변 등 시 주석 동선에 있는 지역은 봉쇄됐다. 시 주석과 밀접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는 물론 환영행사에 나온 어린이들까지 지난 23일부터 격리하며 대기했다. 홍콩 당국은 보안상 이유를 들어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의 기념식 취재를 불허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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