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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자체 민선 8기, ‘민생’ 초심 이어나가길

취임날 쪽방촌 등 방문
정파 초월한 공공 개혁
중앙정부에도 큰 동력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어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6·1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 권력이 대대적으로 재편된 가운데 출범한 지자체 대부분이 ‘변화와 소통, 혁신’을 내걸었다. 이런 구호들은 지방자치제 시행 32년간 언제 그랬냐는 듯 용두사미로 끝나는 걸 많이 봐온 터라 미덥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글로벌 복합위기까지 겹쳐 현 경제 상황마저 녹록지 않고 지자체 재정 자립도는 2018년 53.4%에서 지난해 48.7%로 떨어지는 등 악화일로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지자체장들이 민생 현장부터 먼저 찾으며 첫날 행보를 시작한 것은 일단 바람직해 보인다. 폭우 피해가 속출한 수도권의 지자체장들은 호화 취임식 대신 재난대응 업무로 임기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기로 했던 취임식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쪽방촌으로 달려갔고, 김동연 경기지사는 도청 재난 안전상황실을 찾았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노인복지관에서 점심 배식 봉사활동에 나서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채보상운동공원에서 취임식을 열어 퍼펙트 스톰 위기를 뚫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자체장들의 첫날 행보에 주목하는 것은 민생 챙기기야말로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는 순수한 주민복지 정책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주민을 위한 정책을 먼저 생각한다면 출신 당이 다르다고 전임자의 정책을 무조건 갈아 엎기만 하던 구태가 사라질 것이다. 예산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오세훈 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서울시 공유자전거(따릉이) 정책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다.

민선 8기 지자체장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 2.0 시대’가 개막된 만큼 지방자치를 주민자치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수도권 밖 지자체장들은 지방소멸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방자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지난 정부처럼 당파 정책과 포퓰리즘 정책만 고집하기에는 상황이 한가롭지 않다. 중앙 권력과의 코드 맞추기보다 정책 협력이 중요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김동연 경기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박완주 경남지사 등 일부 지자체장들이 공공기관과 공무원 등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감축에 나서기로 한 것은 그 본보기가 될 수 있겠다. 여소야대로 발목이 잡혀 재정·공공개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앙 정부로서는 협업 이상의 큰 동력이 될 것이다. 민선 8기 지자체장들은 첫날의 민생 챙기기 초심을 계속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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