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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블랙아웃

라동철 논설위원


지난 3월 3일 대만에서는 전국적인 정전 사태인 블랙아웃(blackout)이 발생했다. 오전 9시(현지시간)쯤 타이베이 등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전기 공급이 끊겨 시민 수백명이 건물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일부 도시는 신호등 미작동으로 차량 운행이 엉키는 바람에 경찰이 수신호로 통제해야 했다. 가압 시설이 작동되지 않아 고지대나 고층 건물에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편의점, 음식점 등에서 카드결제가 중단되는 곳도 속출했다. 산업 시설이 멈춰서는 등 경제적 피해도 컸다. 가오슝시에 있는 대형 발전소의 송전 설비 이상이 원인이었는데 대만 전체 가구의 3분의 1인 50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대만은 2021년 5월과 2017년 8월에도 전국 600여만 가구가 정전되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블랙아웃은 발전소 설비 고장이나 오작동, 조작 실수가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전기 수요가 공급능력을 초과할 때도 발생한다. 전기 사용량이 공급능력을 넘어서면 전력망의 전압과 주파수가 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전력망 관리 시스템이 붕괴돼 전국 곳곳에서 전기 공급이 일시에 끊기는 블랙아웃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도 전력 수요예측이 빗나가 2011년 블랙아웃 직전까지 간 적이 있는데 올여름에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폭염의 기승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8월 둘째 주 전력 예비력이 5.2GW로 전망된다. 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을 뺀 이 수치가 5.5GW 밑으로 내려가면 당국은 전력수급 비상단계를 발령하고 냉난방 및 조명 제한 등 전력 수요 줄이기에 들어간다. 그래도 감당하기 어려우면 2011년 9월 블랙아웃이란 최악의 상황을 막기위해 지역별로 돌아가며 고의로 정전을 시켰던 순환 정전 카드를 빼들어야 한다. 블랙아웃이 가시화되지 않도록 전력 낭비를 자제해야겠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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