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고소전… 연세대 교수 “지성의 전당 맞나“

학생들 ‘공정 감각’에 문제 제기… 수업계획서에 “2030, 기득권 옹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캠퍼스에 내건 현수막 모습. 양한주 기자

연세대 일부 재학생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학내 집회를 두고 민·형사 소송에 나선 것과 관련해 연세대 교수가 “지성을 논할 수 있는 대학이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3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나윤경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최근 학사관리 홈페이지에 등록한 올 2학기 ‘사회문제와 공정’ 수업계획서에서 이런 의견을 담았다. 이 수업계획서는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처음 올라온 뒤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나 교수는 강좌 전체를 ‘에브리타임 분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기회와 자원에 있어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상대적 박탈을 경험하는 한국의 2030세대가 왜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특권을 향유하는 현 기득권을 옹호하는지는 가장 절실한 사회적 연구 주제”라고 수업계획서에 적었다. 이어 “누군가의 생존을 위한 기본권이나 절박함이 ‘나’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초래할 때, 이들의 공정 감각은 사회나 정부 혹은 기득권이 아니라 그간의 불공정을 감내해온 사람들을 향해 불공정이라고 외친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한 예로 최근 재학생 이모씨 등이 연세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를 대상으로 낸 민·형사상 소송(국민일보 5월 19일자 15면 참조)을 들었다. 이씨는 지난 5월 “노조의 교내 시위 소음이 수업권을 침해한다”며 경찰에 고소했으며, 지난달에는 다른 학생 2명과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 등 638만여원을 지급하라”는 민사 소송도 냈다. 연세대 에브리타임에서는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나 교수는 “연세대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 의무는 학교에 있는 것인데도 노동자들을 향해 소송을 제기한 그들에게 ‘공정 감각’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눈앞의 이익을 ‘빼앗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향해 에브리타임에 쏟아내는 혐오와 폄하, 멸시의 언어들은 과연 이곳이 지성을 논할 수 있는 대학이 맞는지 회의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또 “대학이 이 공간을 방치하고서는 지성의 전당이라 자부할 수 없다”고 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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