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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금 지원식 수출 개선보다 기업이 뛸 수 있게 해야

정부가 3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수출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올해 무역금융을 당초 계획보다 약 40조원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물류비 지원, 공동물류센터 확충 등 중소 수출업계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정부가 일요일에 비상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것은 그만큼 우리 무역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실제 상반기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인 1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결코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재정수지에 이어 무역역조로 인한 경상수지마저 마이너스가 되면 외국 투자자들의 이탈로 환율, 금융시장에 연쇄 타격이 일어난다. 이는 대외신인도 하락을 의미한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선 우리가 자력으로 할 수 있는 수출 경쟁력 강화가 필수인데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게 문제다.

6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늘어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쳤다. 화물연대 파업과 조업 일수 감소 때문이라고 하지만 주요 수출 대상국들의 모습을 보면 일회성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에너지 가격 상승, 소비 부진 등으로 하반기부터 본격 둔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 차질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대 중국 무역수지는 월별 기준으로 28년 만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대책을 내놨지만 일부 자금 지원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

우리가 잘하는 부분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초격차 기술을 보유한 분야에 대한 집중 지원이 시급하고 첨단 소재·부품·장비 등 수출 유망품목을 적극 발굴·육성해야 한다. 정부도 언급했지만 수출다변화 정책도 서둘러 특정 국가의 리스크를 최대한 분산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뛰게 하는 것이다.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최우선적으로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필요하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무역에서 돈을 남기지 못하면 경제가 흔들린다. 수출 선봉인 기업을 지원해주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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