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사설

[사설] 강제동원 배상 민관협의회, 피해자 수긍하는 해법 마련을

4일 오후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주재로 첫 회의가 열리는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민관협의회에 참석하는 강제동원 소송 피해자 대리인단과 지원단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입구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배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민관협의회 첫 회의를 외교부 1차관 주재로 4일 개최했다. 강제동원 배상 문제는 문재인정부 당시 최악으로 틀어진 한·일 관계를 복원하고 포괄적 관계 개선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단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나토 정상회의 현장에서 윤 대통령에게 민관협의회 설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한 것은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정상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한국 대법원은 2018년 10월과 11월에 각각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확정판결을 내렸다. 두 기업이 배상 이행을 거부하자 피해자들은 이들 기업 국내 재산의 현금화 절차를 밟고 있는데, 올가을 강제집행을 위한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측이 ‘레드라인’으로 간주해 온 현금화가 실제로 이뤄지면 양국의 관계 복원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한·일 정책협의단이 방일해 현금화 대신 정부의 대위변제나 자발적 모금, 출연 등을 제시해 일본 측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어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안들은 대법원 판결 취지를 우회해 해당 기업들에 면죄부를 준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 강제동원 소송 피해자 지원단과 피해자 대리인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민관협의회가 정부의 배상안에 대한 거수기 기능을 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피고 기업과의 직접 협상 창구를 마련해달라고 압박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는 피해자를 설득할 수 있는 대승적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피해자와 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보상책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사문화된 ‘2015년 위안부 합의’에서 똑똑히 봐왔다. 외교적 성과만을 위해 졸속으로 도출된 흥정은 악화된 한·일 관계에 더 큰 상처를 남길 뿐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