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뒤 불리한 직무로… 대법 “부당 전직”

“임금 같아도 부당” 원심 파기환송

사진=뉴시스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직원을 실질적인 권한이나 임금 수준이 떨어진 보직으로 이동시켰다면 부당 전직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롯데쇼핑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전직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롯데마트 한 지점에서 발탁매니저로 일하던 A씨(47)는 2015년 6월 1년간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A씨는 휴직 중 사정이 생겨 몇 개월 빨리 복직을 신청했지만 이미 대체근무자가 해당 보직에 발령이 난 상태였다. 회사는 2016년 3월 A씨를 냉장냉동 영업담당으로 배치했다. 중앙노동위가 이를 부당 전직으로 판단하자, 롯데쇼핑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회사 손을 들었다. 발탁매니저는 규정상 임시 직책에 불과해 복직 후 다른 업무를 맡았다고 해도 부당하지 않다는 취지였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마친 근로자를 다른 보직에 복귀시켰다면 형식적 직급뿐 아니라 실질적인 업무 성격, 권한과 책임 등에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게 대법원 결론이었다.

대법원은 “원심은 복귀 후 임금이 휴직 전과 같은 수준이기만 하면 사업주가 남녀고용평등법 19조4항에 따른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 아래 회사가 실질적으로 불리한 직무를 부여한 것인지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직으로 기존에 누리던 업무·생활상 이익이 박탈되었는지 여부, 회사가 직원에게 동등하거나 더 유사한 직무를 부여하기 위해 협의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구체적 판단 기준도 제시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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