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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 달 허송세월한 국회, 이제 민생 좀 챙겨라

국회 공백 상태가 3주째 이어진 지난 19일 국회 의안과 앞 복도에 처리되지 못한 서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여야가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양보 없는 대치를 지속하면서 국회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제21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이 4일 선출됐다. 전반기 의장단 임기가 끝난 5월 말부터 공전을 거듭하던 국회는 이제야 후반기 원구성의 첫 단추를 끼웠다. 지난 한 달여 동안 국회에는 의장단도, 상임위원장도, 상임위원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으니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민생을 덮치고, 금융시장이 비명을 지르고, 무역적자에 경제가 휘청거릴 때 그냥 놀고 있었다. 국회가 공전한 원인은 결국 법제사법위원장 자리였다. 입법 관문 중 하나인 이 자리를 놓고 여야는 지루한 실랑이를 벌였다. 국민의힘이 맡기로 했던 예전 합의를 더불어민주당이 뒤엎으려 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 몫인 국회의장 선출을 보이콧했다. 그렇게 멈춰 선 국회는 민생경제가 신음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무려 35일을 허송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국회는 이제라도 서둘러 일을 해야 한다. 현재 1만건 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고 지난달 새로 발의된 것만도 350건이나 된다. 그중에는 고물가에 대응하는 유류세 감면 법안, 중소기업을 위한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법안, 가상자산 이용자의 부당한 피해를 막기 위한 보호법안 등 여야 이견이 없는데도 국회가 열리지 않아 미뤄져온 민생법안이 많다. 부동산세제 및 임대차 제도를 정비하는 여러 법안을 비롯해 국민의 삶과 직결된 안건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다. 더욱이 지금은 반도체 같은 전략산업을 뒷받침하고 각종 규제개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의원들이 입법 과제를 발굴하고 찾아내서 처리해야 할 때다. 이런 일들을 해내려면 어서 상임위원회 구성까지 마무리돼야 하는데, 불행히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여야는 이날 ‘상임위원회를 양당이 합의해 구성한다’는 데까지만 합의했다. 국회 공전의 핵심 쟁점이던 법사위원장 문제를 아직도 온전히 풀지 못한 것이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다시 여야의 지겨운 협상이 벌어지게 됐다. 눈 가리고 아웅 하듯, 의장단 선출로 문만 살짝 열어놓은 국회를 하루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 이번에도 협상을 질질 끌며 허송세월을 한다면 국회의 태업이라 볼 수밖에 없다. 일주일 안에 상임위 구성을 매듭짓고 어서 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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