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미스매칭’의 현실… 잘나가는 中企도 구인난 허덕

2분기 5인이상 기업만 10만명 부족… 고직능 미충원 1.1% 와 극한 대비


건물용 펌프를 제조하는 강소기업 A사의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일손’이다. 부동산 활황 덕분에 국내·외 매출이 해마다 10% 이상씩 늘고 있지만 일할 사람을 못 구한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A사 평균 연봉은 지난 5월 기준 4000만원이다. A사 고위 관계자는 “학력 등 ‘스펙’도 안 보겠다며 구인에 나섰지만 이력서를 내는 이가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 네이버 제2 데이터 센터 건설 현장 업체들도 비슷한 한숨을 내놓는다. 하도급사인 B사는 임금에 웃돈을 준다고 해도 ‘젊은’ 현장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한다. 인력 부족으로 공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지경이다. B사 고위 관계자는 “사람 구하는 게 제일 큰일”이라고 말했다.

날로 심각해지는 ‘일자리 미스 매칭’이 중소기업을 옥죄고 있다. A·B사와 같은 중소기업은 사람을 못 구해 안달이고 구직자들은 만족스러운 직장이 없다며 한숨을 쉰다. 평행선을 달리는 노동 시장 여건에 기업 ‘미충원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10만명을 웃돌았다. 규제 개혁만으로는 중소기업 현장 애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4일 국가통계포털(KOSIS)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5인 이상 사업장의 미충원 인원은 10만8695명이었다. 미충원 인원이란 기업이 필요로 하지만 충원하지 못한 인력 규모를 말한다. 2020년 1분기 5만7329명이었던 미충원 인원은 코로나19를 겪으며 배 가까이 늘었다. 1인 이상 사업장으로 범위를 넓히면 미충원 인원은 더 늘어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사업장 미충원 인원은 21만6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이 영세기업을 피하고 있어 일어난 현상이다. 지난해 2분기 미충원 인원 중 단순·반복·육체 노동을 요구하는 직능 1 수준과 중·고교 졸업생 수준 직무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직능 2~3 수준이 차지하는 비중은 98.9%였다. 대졸 이상 학력에 이해·창의력을 요구하는 직능 4 수준의 미충원 인원 비중이 1.1%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월 18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은 자리에서 “현장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중소기업 인력난 해법은 언급조차 못 했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 전문가는 “정부 지원과 대기업의 상생협력, 자체적인 혁신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임금·복지를 끌어올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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