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다운 생각 키우기 CS 루이스 작품에서 길을 찾다

‘한국 CS 루이스 콘퍼런스’ 3년 만에 현장 모임 재개

강영안 미국 칼빈신학교 교수가 4일 서울 서대문교회에서 열린 ‘성찰하는 성도, CS 루이스, 한국교회’ 주제의 제7회 한국 CS루이스 콘퍼런스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급속하게 변하는 문화 속에서 책임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살려면 사고가 필요합니다. 생각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은 질문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질문하면 더 좋습니다. CS 루이스의 작품 어떤 것이라도 읽으면서 질문을 떠올렸으면 합니다. 그런 후에 성경을 다시 읽고 내 삶을 돌아보면 신앙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할 것입니다. 루이스가 여러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섬세하게 다가갔는지 시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한한 강영안 미국 칼빈신학교 교수가 4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교회(장봉생 목사)에서 CS 루이스(1898~1963)를 이야기하며 나눈 질의응답의 한 대목이다. 루이스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서 중세 및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쳤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젊은 시절 신앙을 버리고 완고한 무신론자가 되었다가, 30대 초반 지적으로 회심해 논리적 변증과 문학적 상상력으로 뛰어난 저작을 남겼다. 다음세대에겐 영화와 게임으로도 제작된 판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의 원작자로 더 유명하다. 교수이자 학자, 문학 비평가이자 신문 칼럼니스트, 기독교 변증가, 소설가, 대중 강연가, 방송인이자 이성적 낭만주의자였고, 초자연적인 것에 솔직한 현실주의자이자 기독교의 부활과 천국을 믿는 성공회 성도였다.

강 교수는 ‘CS 루이스의 ‘인간 폐지’를 통한 통찰: 루이스와 포스트 트루스’란 제목으로 기조 강연을 했다. ‘인간 폐지(The Abolition of Man)’는 루이스가 1943년 2월 영국 더럼대에서 강연한 내용을 같은 해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묶어 출간한 책이다. 당시 영국 초등학교 커리큘럼에 스며든 ‘세상에 절대 가치, 절대 기준이란 없다’는 상대주의를 논파한 책이다. 루이스는 모든 것이 상대적이란 말 역시 그 명제만을 절대적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으므로 자체 모순이라고 논박한다.

강 교수는 이를 현대 사회 병폐인 ‘포스트 트루스’(Post Truth·탈진실)와 연계한다. 포스트 트루스는 옥스퍼드대가 2016년 꼽은 올해의 단어로, 객관적 사실이 여론을 만드는 게 아니라 개인의 감정이나 당파적 이익이 여론을 결정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 사회를 휩쓰는 가짜뉴스, 정치인 팬덤이 애용하는 갈등 부추기기용 이른바 ‘찌라시’들을 떠올리면 쉽다. 강 교수는 “루이스는 인간 폐지를 통해 포스트 트루스란 말이 등장하기 70년 전부터 이 질병을 검사하고 진단을 내리고 치유할 처방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이인성 숭실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얼굴의 기독교적 상징: CS 루이스의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를 중심으로’를, 기독출판 전문 홍종락 번역가는 ‘순례자의 귀향: 갈망을 쫓아, 이성을 따라, 미덕과 함께’를, 정성욱 미국 덴버신학교 교수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루이스의 신학과 변증학’을, 심현찬 미국 워싱턴트리니티연구원장은 ‘팬데믹, 의심의 시대, 루이스의 문화 해석학’을 제목으로 각각 발제를 이어갔다.


2015년 출범한 ‘한국 CS 루이스 콘퍼런스’는 코로나19 탓에 이날 3년 만에야 현장 모임을 재개할 수 있었다. CS 루이스를 성찰하는 성도와 목회자, 학자들이 모이는 자리로 앞서 발표된 알리스터 맥그래스 전 옥스퍼드대 교수와 국내 학자들의 논문을 모은 책 ‘CS 루이스 길라잡이’(세움북스·표지)도 출간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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