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뉴욕한인교회에 독립운동 상설 전시관 조성한다

미 동부서 일어난 독립운동사 기념하고 소개할 전시관 없어
안창호 이승만 조병옥 등 인연 뉴욕한인교회에 전시관 추진
이르면 내년 3월쯤 개관키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한인교회. 지난해 설립 100주년을 맞은 이 교회는 일제강점기 나라를 잃은 동포들이 슬픔을 나누고 독립 의지를 다진 장소였다. 국민일보DB

독립기념관이 미국 뉴욕한인교회(최현덕 목사)에 독립운동 상설 전시관 조성을 추진한다. 전시관은 일제강점기 미국 동부에서 전개된 독립운동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뉴욕한인교회와 기독 청년들이 벌인 활약상을 조명하는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미국 뉴욕한인교회 독립운동 전시관 조성 지원 추진계획’에 따르면 독립기념관은 이르면 내년 3월 뉴욕한인교회에서 상설 전시관 개막식을 연다. 전시관은 이 교회 내부에 256㎡(약 78평) 크기로 마련되며, 전시관 조성을 위한 예산으로는 7억원이 책정됐다. 전시관은 크게 4개 공간으로 구성되는데, 관람객은 이곳에서 ‘한인의 미국 이주와 국권회복운동’ ‘미국 동부 지역의 한인 독립운동’ ‘뉴욕한인교회 설립과 활동’ ‘미국 지역 한국 독립운동 사적지’를 확인할 수 있다.

독립기념관이 뉴욕한인교회에 전시관 조성을 추진하는 이유는 미국 동부에서 벌어진 독립운동사를 소개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서부의 경우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한인국민회관이 서부의 독립운동사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동부엔 이런 공간이 없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필라델피아의 서재필기념관이 동부 지역 독립운동사를 정리해 놓고 있지만 서재필 박사에게 초점을 맞춘 곳이어서 한계가 있었다”며 “뉴욕한인교회에 마련되는 전시관은 기독 청년과 유학생의 활동도 소개하는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관 장소로 뉴욕한인교회를 낙점한 이유는 이 교회가 독립운동사에서 갖는 의미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뉴욕한인교회는 뉴욕 최초의 한인교회다. 교회는 1921년 3월 1일 뉴욕 맨해튼 타운홀에서 열린 3 1운동 2주년 기념 한인연합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교회 창립을 결의하면서 그해 4월 18일 설립됐다.

일제강점기 뉴욕한인교회는 미국 동부에서 전개된 독립운동의 거점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교회는 1927년 컬럼비아대 옆 건물을 매입했는데, 많은 민족 지도자가 이 교회 건물에 장기 투숙하며 독립에 대한 의지를 키웠다. 당시 뉴욕 일대에 살던 한인들이 독립운동 자금을 건네기 위해 찾는 곳도 뉴욕한인교회였다.

작곡가 안익태가 애국가를 만들 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피아노로 뉴욕한인교회에 보관돼 있다. 국민일보DB

이승만 안창호 등 많은 민족 지도자가 이 교회에서 연설을 했으며, 조병옥 정일형 등도 이곳을 거쳐 갔다. 작곡가 안익태가 애국가를 만들 때 사용한 피아노도 뉴욕한인교회에 있다.

뉴욕한인교회는 노후화된 시설 탓에 2015년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역사적인 의미를 띠는 교회 전면은 그대로 보존했다고 한다. 뉴욕한인교회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전시관을 어떤 것들로 채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뉴욕한인교회는 민족의 지도자를 양육하고 배출한 교회”라며 “앞으로도 뉴욕한인교회가 이웃과 세상을 섬기는 공동체로 하나님께 잘 쓰임받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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