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줄지 않는 상승 압력… 7%대 ‘물가 쇼크’ 가능성

전기·가스요금 인상 연쇄 효과에
수요 자극 휴가철 지나면 곧 추석
한은 “당분간 높은 오름세 지속”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6.0%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6%대에 이른 물가 상승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달 시행된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연쇄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가 늘어나는 여름 휴가와 추석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지금 추세라면 연내 7%대 물가 상승률이 관측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당장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증가하는 서비스 수요가 이달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21.4% 상승률을 기록한 국제 항공료와 8.0% 오른 외식 등이 더 오르면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휴가 수요가 폭발하면 상승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물가 상승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 가격은 지난달에도 10.3% 상승했다.


지난 1일부터 오른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하반기 내내 물가를 자극할 전망이다. 전기요금은 이달부터 ㎾h(킬로와트시)당 5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11원 인상됐다. 요금 인상 전인 6월에도 전기·가스·수도 품목 지수는 9.6% 상승했다. 요금 인상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물가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연쇄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기업의 생산비 증가 등으로 이어져 더 강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물가 상승의 ‘주범’격인 유가도 고공행진을 멈출 기미가 없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했던 3월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배럴당 11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날 다시 1300원을 넘은 원·달러 환율도 수입 물가를 계속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물가 복병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본격화할 기업들의 임금 협상도 물가 상승 요인 중 하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 임금이 오르고 환율도 높아진다면 물가 상승률은 6%를 크게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물가 인상의 시작을 알린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제 곡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크게 치솟았는데 작황 부진이 이어져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곡물 가격 상승은 사료비 상승 등으로 전이돼 축산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도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모두 물가 상승 압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올해 들어 물가 오름세가 빠르게 확대됐다”면서 “앞으로의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지속,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 증대, 전기·도시가스요금 인상 등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김경택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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