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다음세대 복음화’ 오름으로… 변화의 ‘3색 바람’ 분다

제주 지역 목회자들 연합으로 세대별 사역 확장 위해 총력

제주지역 청년 성도들이 2019년 8월 제주 영락교회에서 열린 ‘제주청년연합수련회’에서 손을 든 채 찬양하고 있다. 삼다청 제공

제주도는 400여개의 오름이 전역에 펼쳐져 있는 ‘오름의 섬’이다. 우리나라 섬 중 가장 크고 인구도 많지만 ‘복음화’, 특히 다음세대 복음화에 있어선 잔뜩 움츠러든 모습을 보인다. 이런 제주도에 최근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제주지역 다음세대를 변화시키기 위한 사역자들의 연합과 노력이 오름처럼 솟아오르고 있다.

제주 중앙고(교장 오재호)는 지역 내 유일한 미션스쿨이다. 하지만 미션스쿨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학생 95%가 교회에 다니지 않고 그중 70%는 교회 문턱조차 밟아보지 못한 게 현실이었다. 최근 교목실에서 만난 이순규(42) 목사는 “예수님은 물론 크리스마스가 어떤 날인지 제대로 모르는 청소년이 태반이고 사춘기와 대입 준비 과정을 거치며 교회와 더 멀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주 중앙고 학생들이 지난 4월 부활절 채플에서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 제주 중앙고 제공

그는 두 개의 영상을 보여줬다. 하나는 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2018년 부활절 채플 현장, 다른 하나는 같은 자리에서 지난 4월 열린 부활절 채플이었다. 첫 번째 영상에선 CCM 가수의 무대에 학생 한두 명이 호응할 뿐 대다수 학생은 자리에 앉은 채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었다. 두 번째 영상은 180도 달랐다. 학생들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며 무대 위 가수가 “할렐”을 외치자 한목소리로 “루야” 하며 화답했다. 그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이 목사는 “올해 1학기부터 시작된 ‘반별 채플’이 톡톡히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완화되면서 반별로 채플시간(월 1회)을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소식이 알려지자 이 목사와 동역했던 교회들이 도우미로 나섰다. 제주는 물론 서울 인천 등 육지에 있는 교회 예배팀이 채플을 위해 팔을 걷었다.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감정 코칭’ ‘행복 찾기’ 프로그램을 위해서도 매주 외부 사역자들이 학교를 방문하고 있다.

이 목사는 “코로나 직전 제주지역 각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섬기는 사역자들이 모여 ‘청사연(청소년 사역자 연합)’을 결성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힘을 모을 때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는 사역 매뉴얼을 준비해 다른 학교에도 접목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제주지역의 청소년·청년 연합 사역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홀로 높이 솟아 있는 한라산이 아니라 ‘함께 오름직한’ 여러 개의 오름처럼 연결과 협력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도내 청년부 사역자들이 연합해 모인 ‘삼다청’(삼다도의 청년 연합)도 그중 하나다. 삼다청 창립 멤버인 문경욱(44) 제주누리교회 목사는 “제주도 500여개의 교회 중 청년부가 있는 교회는 5% 정도에 불과하지만 ‘다음세대를 위한 복음의 섬’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열정은 뜨겁다”고 전했다.

섬이 크다고 해서 일자리 부족, 탈제주도 현상 등 육지의 농어촌 지역이 겪는 어려움을 피해가진 못한다. 이성민(36) 제주충신교회 청년부 담당 목사는 “제주에선 대학이 결정되는 20대 초반, 취업이 결정되는 20대 중후반에 청년 상당수가 육지로 떠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청년 성도 수가 적어 청년부를 조직하거나 담당 사역자를 세우기 어려운 현실 속에선 적잖은 충격파인 셈”이라고 소개했다.

삼다청은 3년 전, 제주 청년 500여명이 모였던 연합수련회 경험을 동력 삼아 엔데믹 시대의 제주 복음화를 준비하고 있다. 가을 연합모임, 겨울 연합수련회로 마중물을 붓고 20, 30대 청년들의 취업 연애 결혼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프로젝트도 펼칠 계획이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기후대응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제주도가 창의적 시도가 이뤄지는 지역으로 주목받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천명기(40) 제주영락교회 청년부 전도사는 “창조적 세계관에 입각한 청년들과 제주에 새로 유입되는 MZ세대들의 교류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기 찬양집회가 없었던 제주에 찬양콘서트와 찬양예배 개최도 기독문화 울타리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제주시 월평동 첨단과학기술단지에 교회를 개척한 조기쁨(37) 제주온새미로교회 목사는 제주 청년들을 만나면서 “정기적인 찬양집회가 있는 육지가 부럽다”는 얘길 듣고 세션을 모았다. 성악을 전공한 조 목사를 중심으로 20여명으로 구성된 ‘와이즈워십’ 팀이 꾸려졌고 1년 6개월여를 준비한 끝에 지난해 12월 정기예배를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는 제주 지역을 돌며 찾아가는 찬양집회를 열고 있다.

제주=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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