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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11년·지하철 7년째 제자리 요금… ‘눈덩이 적자’ 대책은

국토부, 공공요금 당분간 동결
고물가 고려 ‘현실화 방안’ 전면 보류
자구책 한계… 장기적 인상 불가피


정부가 고물가 상황에도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인상한 것과 달리 철도 등 다른 공공요금은 동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공재 성격인 철도요금 역시 11년 넘도록 동결되면서 관련 기관들의 적자가 쌓여가고 있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도 운영 공기업들은 인건비 절감이나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철도요금 인상 없이 경영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6일 국토교통부와 철도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구성된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철도요금과 도로 통행료 등 교통 관련 공공요금을 당분간 동결하기로 했다. 올해 초만 해도 국토부는 철도요금 현실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하려 했지만, 물가가 제1 민생현안이 되면서 관련 계획은 전면 보류됐다.


철도 업계에서는 유가와 각종 인건비 인상으로 비용이 해마다 오르는 상황에서 영업이익의 핵심인 요금이 장기간 동결되면서 기관들의 재무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많다. KTX나 새마을호 등 철도요금은 2011년 4.9% 인상을 마지막으로 11년 넘게 동결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낙제점’인 E등급을 받자 반발 기류도 일고 있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고물가에 요금 인상을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현행 요금 체계를 유지해서는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사이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의 부채는 18조6607억원으로, 자본금 대비 부채 비율이 287%까지 치솟았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만 해도 16조원대였던 코레일의 부채는 2020년 이후 18조원대로 더 늘었다. 다른 철도 업계 관계자도 “코로나 사태 당시 고속철도 창가 좌석 탑승만 허용하는 등 영업손실을 감수하고 정부 방역 지침에 동참했는데, 이제 와서 ‘방만 경영’ 딱지를 붙이는 건 억울하다”고 말했다.

고속철뿐 아니라 도시철도(지하철)를 운영하는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들도 경직된 요금 체계와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로 재무 상황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그나마 코레일은 1호선 등 일부 도시철도 구간 운영의 대가로 철도산업기본법에 따라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무임승차를 허용하는 대신 이에 따른 손실을 PSO(공익서비스보상)란 명목으로 매년 수천억원씩 국비로 지원받지만,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들은 이런 지원도 받지 못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의 수송원가는 2014원이고 이용객 평균 운임은 999원으로, 한 명을 태울 때마다 1015원씩 손해를 보는 구조다. 현재 요금(1250원)도 2015년 이후 7년째 동결된 상태다. 서울교통공사는 2020년 1조1137억원, 지난해 964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부채는 지난해 기준 6조6072억원에 이른다. 부산 등 다른 광역단체 산하 교통공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철도 관련 공공기관들이 요금 인상 외 그동안 별도의 수익 사업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비판도 있다. 기재부는 최근 코레일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코로나로 인한 매출 감소와 고속철도 외 나머지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손실을 봐서 부채비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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