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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리포트] 감칠맛 흉내보다 원재료 맛… 냉면, 바로 이거야!

HMR ‘물냉면’

여름철 대표 음식하면 '물냉면'을 빼놓을 수 없다. 살얼음을 띄운 육수에 돌돌 말린 냉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고 시원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지금은 고물가 시대다. 냉면 1인분 값이 1만원을 넘은 지 오래다. 그래서 외식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가정간편식(HMR) 물냉면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HMR 제품이 얼마나 물냉면의 맛을 잘 구현해냈는지, 제품마다 어떤 맛의 차이를 내는지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했다.


고려시대부터 먹었던 전통음식

냉면의 기원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냉면은 고려 중기 평양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널리 보급된 건 조선시대다. 1700년대에는 면과 육수를 따로 담아 배달까지 했다고 한다. 한국인의 냉면 사랑은 꽤 뿌리가 깊은 셈이다.

외식으로도 먹지만 집에서 먹기도 좋다. HMR 상품이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도 냉면은 집에서 종종 먹는 음식이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냉면 HMR 시장의 규모는 487억원이다(닐슨코리아 제공). 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 43.9%, 풀무원 41.4%, 오뚜기 5.1%, PB 4.7%, 아워홈 1.7% 등이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번 점유율 상위 5개 회사의 제품을 골라 평가한다. 이번 물냉면 평가도 점유율을 참고해 CJ제일제당 ‘동치미 물냉면’, 풀무원 ‘동치미 냉면’, 오뚜기 ‘김장동치미 평양물냉면’, 아워홈 ‘동치미 물냉면’을 먼저 대상으로 삼았다. 다양한 PB 제품 가운데 가성비를 중시하는 노브랜드 ‘물냉면’을 추가했다. 제품은 서울 송파구 일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직접 구매했다.

물냉면 평가는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에서 진행했다. 폴리텍대학은 1990년부터 30년 동안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제과제빵 등의 각 분야 전문조리사를 배출하고 있다. 전문조리사 양성교육 뿐 아니라 다양한 국제요리경연대회 등에 출전해 수상하고 있다. 모든 교육은 국비지원의 무상교육으로 이뤄진다.

평가에는 식품기술사 겸 대한민국조리기능장인 한은주 학과장, 양명순·안용기·전현진 교수, 김현아 외래교수가 함께 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한다. 조리팀이 따로 레시피에 맞춰 냉면을 조리한 뒤 ①~⑤ 숫자를 표시한 그릇에 담았다. 평가단은 모양새, 향미, 면의 맛, 면의 식감, 육수의 맛, 조화와 균형감 등 6개 항목에 점수를 매기고 이를 토대로 1차 평가점수를 냈다. 이어 원재료와 영양성분을 평가하고, 가격을 공개한 뒤 가성비를 반영해 최종평가를 마쳤다. 한은주 학과장은 “쫄깃한 면의 식감, 면과 육수의 어우러짐, 영양 측면에서도 균형감 있는 제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총평했다.

한국폴리텍대학 외식조리과 교수들이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폴리텍대 강서캠퍼스 강의실에서 물냉면을 맛보며 국민컨슈머리포트 평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아 외래교수, 양명순 교수, 한은주 학과장, 안용기 교수, 전현진 교수. 최현규 기자

이번 평가에서는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연겨자를 넣지 않았다. 연겨자에 함유된 조미료 때문에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 있어서다. 양명순 교수는 “무절임, 오이, 계란, 방울토마토 등을 얹어서 먹으면 보다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용기 교수는 “물냉면은 동치미 국물에 고기 육수를 섞어서 만드는 게 전통 방식”이라며 “시원한 맛을 좋아하면 동치미, 담백한 맛을 선호하면 고기 육수를 더 넣는 식으로 취향껏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첨가제 최소·원재료 ‘CJ제일제당’ 호평


1위는 CJ제일제당 ‘동치미 물냉면’(4.8점)이 차지했다. CJ제일제당 물냉면은 향미, 면의 식감, 육수의 맛, 조화와 균형감, 원재료·영양성분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전현진 교수는 “동치미 맛을 풍성하게 구현하고, 고기 육수를 여러 종류 쓰는 대신 한 가지로 맛을 냈다”며 “조미료와 식품첨가제로 감칠맛을 흉내 내기보다 최대한 원재료로 맛을 내려고 했다”고 평했다. 한 학과장은 “1인분 열량이 가장 낮았고 첨가제를 덜 썼다. 그래서 첫맛은 다소 밋밋할 수도 있지만 인위적인 맛이 덜 한 게 좋았다”며 “잔탄검 등을 활용해 면의 쫄깃함을 억지로 만들지 않은 점도 호평할 만하다”고 했다. 안 교수는 “단맛, 감칠맛, 신맛 등을 두루 구현해 맛의 밸런스가 좋았다”고 말했다.

오뚜기 ‘김장동치미 평양물냉면’과 노브랜드 ‘물냉면’은 2.8점으로 나란히 2위에 올랐다. 오뚜기 제품은 1차 평가에서 단독 2위였고, 노브랜드 제품은 5위였다. 노브랜드 제품은 뛰어난 가성비로 최종 2위에 올랐다.

오뚜기 제품에 대해 양 교수는 “동치미 국물의 시원한 맛을 잘 냈고 육수와 비율이 좋았다. 조화로운 맛을 낸 데다 면도 쫄깃한 식감을 냈다”며 “조미료의 맛도 덜 느껴진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아 교수는 “무난하고 평이했다. 산미가 많지 않아 시원한 느낌은 다소 덜했다”고 말했다. 노브랜드 제품에 대해 김 교수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밸런스가 좋게 다가갈 것 같다”며 “면의 식감과 산미가 잘 어우러진 제품”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가성비가 매우 좋다. 이 가성비에 이 정도 맛이라면 소비자들이 선택할 만하다”고 말했다.

4위는 풀무원 ‘동치미 냉면’(2.6점)이었다. 풀무원 제품은 모양새와 면의 맛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원재료와 영양성분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양 교수는 “조미료 맛이 덜 느껴져서 깔끔했다. 다른 제품보다 단 맛이 덜한 것도 좋았다”고 했다. 안 교수는 “가장 먹음직스러운 느낌을 줬다. 다만 영양의 밸런스를 생각하다 보니 약간 밋밋하고 건강한 맛을 냈다”고 평했다.

5위는 아워홈 ‘동치미 물냉면’이었다. 아워홈 제품은 1차 평가에서 3위였으나, 다른 제품보다 가격이 비싼 탓에 5위가 됐다. 전 교수는 “시중의 배달 냉면 맛처럼 무난하고 평범하고 대중적인 맛”이라며 “처음 먹었을 때 입에 탁 달라붙는 감칠맛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평이해서 임팩트가 약한 게 아쉽다”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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