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본색 드러낸 러시아 “우크라 정권교체 희망”

러 외무 “미래에 함께 살 것”
우크라 곡물 수출 안전 보장

세르게이 라브로프(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랍연맹(AL) 회원국 대표들과 악수하고 있다. 그는 기존 발언을 뒤집고 우크라이나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천명했다. 우크라이나 정권에 관심이 없다는 기존 발언을 뒤집고 친러시아 정부를 수립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셈이다.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 중인 라브로프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아랍연맹(AL) 회원국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반대중적이고 반역사적인 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인민과 역사에 굉장히 적대적인 정권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하도록 분명히 도울 것”이라며 “미래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이 함께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그의 이전 입장과 정면 배치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4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정권을 교체할 계획이 없고, 어떤 정권에서 살아갈지는 우크라이나인이 결정하는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도 침공 목표가 우크라이나 체제 전복이 아닌 돈바스 지역 해방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전쟁을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체제 전복이 목표가 아니냐는 의심이 끊이지 않았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뿌리 뽑고 국가를 점령한 뒤 이를 친러시아 정권에 맡기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립수사국도 지난 5월 러시아의 전쟁 목표가 우크라이나 본토 완전 점령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러시아군 내부 문건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반드시 완수해야 할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제는 단결 유지와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안전 보장을 합의한 4자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튀르키예(터키), 제3국이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함께 호위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항구로 접근하는 선박에 대해 무기를 선적하지는 않는지 수색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뿐 아니라 러시아의 식량과 비료 수출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 2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최대 곡물 수출항인 오데사항을 합의 다음 날 미사일로 공습해 합의 자체가 무효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서스필네는 러시아의 미사일이 오데사항의 곡물 저장고를 타격했지만 큰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고 이날 전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은 “우리 항구에서 농산물 수출 개시를 위한 기술적인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