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전 5강… 기술력 갖춘 韓, 가격 경쟁력·사업 역량 우위

[리셋! 에너지 안보] <6> 한국 원전산업 수출 경쟁력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공언한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정책의 엔진은 한국의 원전산업 경쟁력이다. 한국 원전산업은 국제무대에서 ‘가격 경쟁력’과 ‘사업 역량’이라는 강점을 지닌다. 덕분에 다른 원전 강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가 체코 신규 원전건설 사업 등 수주전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약점도 있다. ‘우위’ 평가는 5년간의 탈원전 정책으로 떨어진 기초체력을 보강해야 힘이 실린다. 불확실성이 커진 공급망도 원전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소다.

한국 원전산업의 경쟁자는 미국과 프랑스, 중국, 러시아 4개국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한국에 원전 기술을 전수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다. 프랑스 아레바나 중국 원자력그룹(CGN), 러시아 로사톰 역시 만만찮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 4개국 대표 주자 모두 한국수력원자력처럼 수출 경험이 있다.


경쟁사 모델과 비교해 한국형 원전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은 건설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이다. 2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형 원전인 APR1400 모델의 건설 단가는 발전용량 기준으로 ㎾당 3717달러다. 발전용량이 1만㎾인 원전을 짓는다면 3717만 달러가 가격표가 된다. 반면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모델 건설 단가는 ㎾당 1만1638달러로 한국형 원전의 3배를 웃돈다. 아레바의 EPR 모델 건설 단가 역시 ㎾당 7809달러로 한국형 원전의 2배 수준이다.

CGN이나 로사톰의 경우는 한국형 원전과 단가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CGN HPR1000과 로사톰 VVER1200 모델의 건설 단가는 ㎾당 각각 4364달러, 5271~6250달러다. 하지만 중국·러시아 회사라는 점에서 ‘안보’ 우려가 따라붙는다. 체코 정부가 신규 원전 발주 과정에서 2개사 모델을 배제한 것도 이런 점이 영향을 미쳤다.

물론 단가가 싸다는 것만으로 한국형 원전이 우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기술력을 갖춘 웨스팅하우스와 아레바는 강력한 외교력을 지닌 정부가 뒤에 있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원전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해외 원전사업을 수주할 경우 국내 원전사업 공급망 참여를 허용하는 식으로 지원한다.

그렇다고 해도 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팀 코리아’가 지닌 원전사업 역량을 무시하기 힘들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보글 원전의 준공 시점을 4년이나 지연시켰다. 아레바 역시 핀란드 올킬루오토 원전 준공 시점을 13년이나 지키지 못했다.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건설을 적기에 마무리한 것과 대비된다. 공사 기간 준수는 전력 공급 시점을 가늠해야 할 정부에는 중요한 요소다.

대신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지난 5년간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관련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한국형 원전이 100% 힘을 발휘하려면 국내 기자재·서비스 업체 1000여곳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적 여건도 녹록하지 않다. 아무리 건설 역량이 뛰어나도 원자재 공급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은 피하기 힘들다. 한국형 원전 수출 전선의 가장 큰 위협 요소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조기 발주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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