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미 기자의 Song Story] ‘찐이야’ 만든 작곡팀이 가장 공들였다는 귀한 곡

‘알고보니 혼수상태’의 행복자

김경범(왼쪽) 김지환 작곡가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스튜디오에서 첫 CCM 음원 ‘행복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수 영탁의 ‘찐이야’ 박현빈의 ‘샤방샤방’ 등을 만든 유명 작곡팀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최근 CCM 음원 ‘행복자’를 발표했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들은 500여곡의 대중가요를 작곡하며 인기를 얻은 가운데서도 CCM을 만들고 싶은 마음의 갈급함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경범(37) 김지환(34) 작곡가는 “우리의 신나는 음악을 듣고 ‘우울증이 회복됐다, 힘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CCM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듣는 이의 마음을 치유하는 게 더 큰 소원이었다”며 “그 꿈을 이뤄 준 ‘행복자’는 가장 공을 들여 완성한 귀한 곡”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행복자’를 만들게 된 계기는 구호단체 기아대책과 CBS(기독교방송)가 함께 개최한 ‘아이 엠 어 송’이었습니다. CCM가수를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이 엠 어 송’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가 오디션 1등 양승태 이보영씨에게 곡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아이 엠 어 송’이 끝난 건 지난해 10월인데 다소 곡 발표가 늦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만큼 애정을 갖고 매달렸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김지환 작곡가는 “처음 만드는 CCM인 만큼 최고의 스탭들과 함께 작업했다”며 “‘샤방샤방’은 20분 만에 작곡하기도 했는데 CCM은 마음에 들 때까지 수정하다 보니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웃었습니다.

“마음의 소원을 품게 하시고/소원의 항구로 인도하시고/고난의 길에서 함께하시고/계획대로 이끄시니/나는 행복자로다” ‘행복자’ 가사는 신명기 33장 29절에 나오는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에서 영감을 받고 김지환 작곡가의 어머니 오은미 사모와 함께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 사모는 지난 4월 은퇴한 남편 김동표 목사와 함께한 35년간의 목회 여정을 가사로 표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성경 본문은 광야에서 방황하다 결국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모세가 죽기 전 이스라엘 백성들을 축복하는 장면입니다. 우리의 삶이 광야 같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지나고 돌아보니 감사와 행복만 있었다는 신앙의 고백을 가사에 담은 겁니다.

김경범 작곡가는 “지환이 어머님의 고백이었지만 우리의 삶과 너무나도 닮은 가사였다”며 “가요계가 매일매일 하나님께 매달리지 않으면 중심을 지키기 쉽지 않은 곳이다. 우리가 어린 나이에 작곡을 시작해 오해를 받은 적도 많고 시기와 질투로 지친 날도 많았는데, 지나고 보니 매 순간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셔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초창기에는 ‘젊은 작곡가가 왜 트로트를 만드냐’며 무시도 당했지만 지금은 트로트 붐이 일어났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만든 ‘고맙소’ 같은 노래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 그 진가를 발휘한 것도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혼수상태는 ‘행복자’를 작곡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CCM을 만들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소 1년에 한 곡 이상 CCM을 작곡해 유명 가수들과 함께 음원을 낼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름도 ‘방주 프로젝트’로 정했습니다. 하나님이 노아의 가족들을 방주에 태워서 홍수 속에서 살리셨듯이 지금 같은 환란의 때에 방주와 같은 노래로 듣는 이의 영혼을 살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알리 김범수 송하예 멜로망스 등과 협업해 그 수익금은 피아노를 무료로 가르치는 재단을 세우는 데 쓰고 싶다고 합니다.

“기사에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꼭 실어주세요. 저희가 약속을 지키고 최선을 다할 수 있게요.” ‘하나님의 작곡가’로 남고 싶은 알고보니 혼수상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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