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팔때 사두자”… 철없는 패딩

한여름 ‘역시즌 마케팅’ 불티
겨울 상품 최대 70%나 할인 판매
방송 1시간 새 모피 판매 1000벌↑

소비자가 3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겨울철에 입을 패딩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는 한여름에 패딩, 모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물가가 연일 치솟자 겨울옷을 미리 저렴하게 장만하려는 수요가 늘면서다. 유통업계도 ‘역시즌’ 행사 시기를 예년보다 한달가량 앞당기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5일부터 하남점, 타임스퀘어점 등에서 프리미엄 패딩 팝업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월말에 행사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한달 이상 일정을 앞당겼다. 롯데온 역시 겨울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역시즌 행사를 예년보다 2주 이상 빠른 지난 6월초부터 진행하고 있다.

백화점이 시기를 당기는 건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시즌리스’ 소비가 보편화되면서다. 실제 지난달 신세계백화점의 팝업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나 뛰었다. 지난해 매출 신장률 20%대를 뛰어넘는 성장세다. 롯데온에서는 지난달 니트·스웨터와 가디건·조끼 등 매출이 각각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롯데홈쇼핑에서 진행했던 모피 판매 방송에서는 한시간 만에 1000벌 이상이 판매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가을·겨울 시즌 준비도 앞당겨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날씨가 양극화되면서 트렌치코트 같은 간절기 상품보다는 프리미엄 패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재고가 한정적이라 당장 추위가 오는 늦가을이나 초겨울에는 사이즈를 구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신상품이 출시될 때 미리 준비하려고 하면서 패딩 수요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물가상승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역시즌=합리적 소비’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6~7월에 진행한 겨울 의류 행사의 반응이 좋아 신발, 가방 등 잡화까지 확대했다”며 “최근 고물가와 고환율 등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다보니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역시즌 행사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공격적인 역시즌 행사로 7~8월 패션 비수기를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8월 한달간 ‘미리 준비하는 겨울’이라는 테마로 겨울 패션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 프리미엄 패딩 매출이 지난해보다 47.7% 늘었다. 패딩 상품을 비롯해 여성패션·남성패션·골프 브랜드들의 겨울 상품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확대 운영한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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