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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도의 없어 간호사 죽음 내몬 의료계의 기막힌 현실

병원 수술 장면. 기사의 내용과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수술을 집도할 신경외과 전문의가 없어 숨진 사건은 충격이다. 이 간호사는 비수술적 치료만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서울아산병원에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2명 있지만 해외 학회 참석, 지방 출장으로 둘 다 부재중이었다고 한다. 집도의가 없어 환자가 사망한 일이 2700여 병상을 갖춘 초대형병원에서 벌어졌으니 기막힐 노릇이다. ‘빅5 병원’에서 이랬으니 일반 종합병원이나 지방 병원들은 어떠하겠나. 이번 사망 사건과 비슷한 사례가 현장에 비일비재하다고 한 관련 학회의 지적이 허튼 말이 아닐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4일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경위와 불법 여부를 가려야겠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근본 원인을 파악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한뇌졸중협회는 24시간, 365일 작동하는 뇌졸중 치료체계 부재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진단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 이유와 개선 방안을 놓고는 의료·시민 단체들 간에 입장이 갈린다. 전국보건의료노조와 시민단체인 경실련은 의료 인력 부족이 원인이라며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 단체들은 낮은 의료 수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위험 부담이 크고 업무가 고된 전공 분야인데도 의료 수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전공의 충원이 어렵고 병원들도 채용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둘 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해법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닐 게다. 의대 정원 확대든, 공공 의대 신설이든, 의사 인력은 늘려야 한다. 고령화 진행과 맞물려 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의대 총정원이 17년째 그대로라는 게 말이 되나. 생명과 직결되는데 의사 인력 부족이 심각한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 인상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의사 연평균 임금이 2억3070만원(2020년 기준)인 상황에서 일반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기 쉽지 않다. 다른 전공 수가 조정과 함께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건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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