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제안 톱10 선정된 ‘K-교통패스’… 도입은 글쎄

정책 중복·재원 막대… “신중 결정”

서울지하철 강남역 승강장 모습. 뉴시스

대통령실의 ‘국민제안 톱10’에 선정된 ‘9900원 K-교통패스(가칭)’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교통패스는 독일의 ‘9유로 티켓’을 본떠 한 달간 한시적으로 버스·지하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9900원 대중교통 이용권을 출시하자는 아이디어다. 정부는 예상되는 재원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도입은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4일 “재원이 얼마나 들지 등에 대해 시뮬레이션은 하고 있다”면서도 “막대한 재정이 투입될 수 있어 도입을 전제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일은 에너지 비용 절감 정책의 일환으로 6~8월 한시적으로 9유로 티켓을 도입했다. 고속철을 제외한 기차와 전철, 버스 등 전국의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소요 예산은 25억 유로(약 3조4000억원)로, 독일 정부는 재정 문제로 정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알뜰교통카드 정책이 시행 중이고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 도입이 예고된 상황에서 시혜성 정책인 교통패스까지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이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보행·자전거 등 이용 거리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가 마일리지를 지급하고 카드사가 교통비를 추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대중교통비의 최대 30%를 절감할 수 있다. 이 사업에 쓰이는 국가 예산은 올해만 155억원이다. 정부는 지하철 정기권과 버스 환승 할인을 결합한 통합정기권도 도입할 계획이다.

K-교통패스가 도입되면 대중교통에 갑자기 수요가 몰려 혼잡도가 커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버스, 지하철 사업자의 손실 보상도 문제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K-교통패스 도입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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