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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외교수장 3년 만에 한자리… 박진 “3국 정상회의 조속 재개”제안

中 “우린 피해국” 日 “中 태도에 문제”
대만 문제 놓고 대립… 양국 회담 무산

박진(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한·중·일 외교수장이 4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캄보디아에서 만났다. 2019년 8월 베이징에서 만난 이후 3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캄보디아 측과 공동 주재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도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를 제안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것을 마지막으로 3년째 개최되지 않고 있다. 박 장관은 “한국은 3국이 차이를 넘어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모색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유연한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설명하며 한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아울러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적극 참여해 IPEF가 역내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첨예해진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중·일 외교장관은 대만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왕이 부장은 문제의 근원은 미국에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은 피해국이다’ 등의 표현도 사용했다.

이에 하야시 외무상이 중국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자 왕이 부장은 일본은 역사적으로 대만 문제와 관련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예정했던 중·일 외교장관 회담도 무산됐다.

박 장관은 대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날로 진영화되는 정세에서 한·중·일의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왕이 부장은 5일까지 회의 일정을 소화하며 펠로시 의장의 행보가 역내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임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측에 대만 해협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메시지를 주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은 별도로 30분간 양자회담을 가졌다. 도쿄에서 회담한 지 3주도 안 됐지만, 양국 관계 개선의 동력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회담 후 “양국 간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과 양국의 현안,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 만큼 한·일,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덧붙였다.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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