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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이자’ 리볼빙 서비스 급증… 취약 계층 ‘시한폭탄’

최고 연 18.5% 고리… 사실상 사채
올들어 급증… 석달 새 3800억 늘어
누적 땐 혼란 불보듯… 대책은 없어


코로나19발 경제난이 장기화하며 주요 신용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잔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볼빙은 살인적인 고이율 탓에 ‘사실상 사채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는 서비스다. 빚을 더 내기 힘든 자영업자와 다중채무자 등 취약 차주의 재무건전성에 위기가 닥친 신호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결제성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은 올해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3월 6조1700억원, 4월 6조2700억원, 5월 6조4200억원, 6월 6조5500억원 등 급증세다.

리볼빙 서비스는 소비자가 약정한 비율(최소 10%) 만큼 신용카드 대금을 납부하면 남은 금액은 다음 달로 이월시켜 갚을 수 있도록 해주는 상품이다. 가령 이번 달 카드 결제대금이 100만원이고 리볼빙 약정이 10%라면 이달 결제일엔 10만원만 통장에서 빠져나가고 남은 90만원은 다음 달 결제대금과 함께 갚으면 된다. 즉 카드 대금 상환 기간을 연기할 수 있다.


문제는 살인적인 이자율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주요 신용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평균 금리는 연 14.83%(하나카드)~18.52%(롯데카드)였다. 적지 않은 이들이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가까운 이자를 내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더 큰 문제는 리볼빙이 원금뿐 아니라 이월 금액에도 또다시 고이자가 붙는 복리 구조라는 점이다. 매달 원리금에 20%에 가까운 이자가 반복해서 붙게 된다.

한 달에 300만원가량을 신용카드로 쓰는 고객이 1년 내내 이자율 18%의 리볼빙을 약정 10%로 계속해서 이용했을 경우 1월에는 300만원에 불과했던 카드 대금이 2월(574만원) 3월(824만원) 등 급속하게 불어나 12월에는 2230만원까지 증가한다. 1년간 카드사에서 빌린 원금은 3600만원인데 갚는 것은 1530만원 남짓으로, 절반도 채 상환하지 못한다. ‘사실상 사채에 가까운 상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리볼빙을 반복해서 이용하면 감당이 어려울 만큼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리볼빙이 사실상 상환능력이 없는 이들이 카드빚을 합법적으로 미뤄놓은 ‘시한폭탄’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리볼빙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최장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경제가 코로나19 상황으로부터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누적된 부실대출이 한꺼번에 터져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여신전문금융사 가계대출은 취약차주가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리 상승 시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관리를 주문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 밖에도 다중채무자 리볼빙 이용 제한, 금리 산정 내역 안내, 취약 차주 특별관리 등 대책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정책은 나오지 않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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