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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동 칼럼] 이제 대통령의 시간이다


당대표는 내부 총질로 바쁘고/원내대표는 삽질 정치 헛발질/자중지란 집권당, 위기의 정부

반성 없고, 과거 잊은 민주당/위험스러운 팬덤 정치 여전해/갈라치기 정치론 신뢰 못 얻어

지지세력과의 동행 못지 않게/반대세력과의 동행도 모색하고/윤 대통령은 야당 대표 만나야

총체적 난국이다. 윤석열정부는 흔들리고 있고, 집권당은 내부 총질에 내부 삽질까지 겹치면서 자중지란에 빠졌다. 윤 정부 지지자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국민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불미스러운 일로 징계를 받아 직무 정지된 당대표는 자숙은커녕 총질을 해대고, 당대표 직무대행은 삽질의 책임을 지고 직을 사퇴했다. 계파정치와 여소야대 정국이지만 정말 고약하기 짝이 없다. 국민의힘 분열은 국정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만 5세 취학연령 논란이 이를 상징한다. 대통령 지지율은 30%대가 무너졌다. 지지율에 연연해할 건 아니라 할지라도 국정 동력이 훼손된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지지를 거둬들인 국민들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위기라고 말하는 이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제는 사면초가 상황이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 팬데믹 등 외생변수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국민들을 한곳으로 모을 국정 어젠다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야 현재의 위기를 참을 수 있는데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혹자는 집권 초기에 겪는 위기는 극복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애써 위로한다. 턱도 없는 소리로, 꿈보다 해몽이다. 이명박정부 초기 ‘광우병 저주’가 국정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반추해보면 정신 승리일 뿐이다. 하나로 뭉쳐도 위기를 헤쳐 나가기 어려운데 사분오열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못해 애처롭다. 사정이 이러니 미래가 보이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이제 겨우 집권 3개월이 지났을 뿐인데도 말이다. 벌써 다음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마저 들린다. 정부와 집권당의 현재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떤가. 과거의 잘못은 잊고, 상대의 약점에 상처 내고 소금을 뿌려댄다. 발목잡기 정치다. 남의 티끌이 크게 보이면 나의 들보 역시 도드라지는 게 세상 이치다. 팬덤 정치도 여전하다. 게다가 유력한 당대표 후보이자 대권을 꿈꾸는 이재명 의원은 ‘개딸’의 “댓글정화”에 “고맙잔아”라는 코맹맹이 어투로 말장난을 벌이고 있다. 한마디로 유치찬란하고, 품격은 눈 씻고도 찾을 수 없다. 여기에 대장동 사건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사법적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 지금 같은 정치로는 야당도 국민 지지를 얻기 힘들다. 대통령 지지를 철회한 국민들이 많지만, 그들이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다고 착각하지 말라.

흔히 정치는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고 말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도 있고,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정치다. 국가적 위기 땐 정치의 역할이 더 절실하다. 반대로 정치는 모든 것을 망칠 수도 있다. 배를 산으로 몰 수 있고, 산 자를 죽은 자처럼 만들 수 있다. 정치 과잉은 문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치 실종이다. 현실은 어떤가. 소수 여당은 전임 정부를 탓하고, 다수 야당은 정부 흠집 내기 바쁘다. 집안싸움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는 집권당과 제1야당은 물론 정의당마저 비대위 체제를 꾸린 현재 상황은 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가 되레 갈등을 부추기고 있으니 국민들로선 답답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그 결과는 국민 고통으로 이어진다. 2022년 여름 대한민국 정치의 민낯이다.

정당은 정치 결사체인 만큼 여야가 생각이 다른 건 당연하다. 그래서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고, 견제와 균형이 이뤄진다. 정치의 실종과 이에 따른 갈등을 해소하려면 대통령이 먼저 길을 터야 한다. 더욱이 여소야대 상황이 아닌가. 나와 뜻을 같이하는 세력과의 동행도 중요하지만 더 간절한 모색은 나와 생각이 다른 세력과의 동행이다. 그게 대통령의 역할이다. 원칙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내 생각이 옳더라도 때론 양보하고, 무조건 직진하기보다는 돌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마침 여름휴가를 끝내고 8일 업무에 복귀한 윤 대통령은 “국민 뜻 살피고, 초심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진심이라고 믿는다.

당부하건대 윤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을 만나라. 여건이 형성되는 대로 영수 회담을 갖길 바란다. 현실적으로 야당 협조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싫든 좋든 국정의 파트너 아닌가. 정당은 지지자를 보고 정치를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더 이상 전 정부 탓도 그쳐야 한다. 문재인정부와 다른 정치를 하겠다고 해서 국민이 맡긴 국정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직 4년9개월이 남았다. 이제 대통령의 시간이다.

박현동 편집인 hd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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