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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관련 대부분 지표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반적으로 더 나빠졌다”

[영 파워 닥터] 김창우 아주대 대장항문외과 교수

4기 대장암 안늘었지만내용 안좋아
향후 2~3년 환자·의료진 고생 분석
식습관 서구화 외 유전자 영향 지적
로봇 수술 ·면역항암제 연구 탁월

아주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창우 교수(왼쪽)가 대장암 환자의 복강경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초부터 지난 2년여간 개인 건강검진은 물론 국가암검진을 받는 비율이 줄었다. 이로 인해 수년 내에 여러 암들이 초기가 아닌, 진행된 상태로 진단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장암도 예외가 아니다.

아주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창우(43) 교수는 지난 4월 미국암연구협회(AACR)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의 다기관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2019년 3월~2021년 2월 국내 6개 대학병원 대장암(결장 및 직장암) 환자들을 코로나 이전 환자군(2008명)과 이후 환자군(1652명)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대장암으로 인한 천공(대장 벽이 뚫림)과 폐색(막힘) 비율, 개복 수술 비율, 수술 후 초기 합병증 및 보조항암치료 비율 등 상당수 지표가 코로나 유행 이후 증가해 전반적으로 악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가 대장암에 미친 영향’이란 주제로 국내 의료기관 2곳이 각각 다른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 코로나 유행 이후 4기 대장암이 늘진 않았지만 종양 표지자가 상승하거나 암 주변 림프절 침범률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증가, 복강경·로봇 수술 비율 감소, 주변 장기 동반 절제 증가 등의 현상도 포착됐다. 김 교수는 “코로나 이후 대장암이 진행된 상태로 진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라면서 “향후 2~3년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 고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또 “근래 대장암 발생이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남녀 암 순위 각 3위(2019년 기준)의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국내 대장암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보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국가의 젊은 대장암 발병률이 모두 상승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한국의 20~49세 발병률(12.9%)과 상승 폭(4.2%)이 42개국 중 가장 높았다(지난 1월 국제학술지 ‘랜싯’ 온라인 발표). 김 교수는 “식생활습관의 서구화에 의한 현상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서구인과 차이를 보이는 유전자 관련 연구들이 조금씩 해답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40대 초반의 젊은 의사로 여러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젊은 나이에도 대장항문외과 다기관 연구의 대가로 평가 받는다. 전문의 취득 후 대학병원에서 1~2년 전공과목을 공부하며 진료 보는 전임의(fellow) 과정을 마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부터 국내외 학회의 초청강연(invitation)을 맡아왔다. 외과 영역인 복강경과 로봇 등 최소침습 수술에 일가견을 갖고 있지만 강화된 항암치료법, 최근 주목받는 면역항암제 연구에도 다수의 성과를 내고 있다.

로봇 수술은 비뇨기암과 함께 대장암 중 특히 직장암 치료에 장점을 갖는다. 직장암의 경우 좁은 골반 안에서 방광 전립선 자궁 난소 등 인접 장기들과 배뇨·성기능 관련 신경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기존 개복 수술보다 정밀한 접근이 가능한 로봇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러 연구를 통해 직장암에서는 로봇 수술이 같은 최소침습 치료인 복강경 수술보다 더 환자 삶의 질 개선에 효과적임이 밝혀졌다.

김 교수는 “모든 직장암은 로봇 수술을 적용할 수 있다. 육안적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면 간 등 암이 전이된 다른 장기들도 로봇으로 함께 수술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팀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직장암이 간으로 퍼진 2명의 환자에서 두 장기의 암을 로봇 수술로 동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수술 사례는 국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직장과 간은 복강 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장기로, 개복 수술을 한다면 명치에서 치골까지 약 30㎝를 절개해야 해 부담이 매우 크다. 로봇 수술은 서로 멀리 위치한 장기라도 복부나 옆구리에 1㎝ 크기의 작은 구멍(절개창)만 추가해 동시 제거가 가능하다.

단 로봇 수술은 건강보험 비급여로 비용이 비싼 게 흠이다(수술비만 1000만원 가량). 대장암 중 결장암은 아직 복강경 수술이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대장암은 결장암과 직장암의 발생 비율이 과거 5대5에서 최근 7대3 정도로 직장암이 줄어드는 추세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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