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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늦장마·2차 장마?

고승욱 논설위원


올해 장마는 중부지방 기준 6월 23일 시작해 7월 26일 끝났다.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직 기간을 수정한다는 발표는 없다. 2020년 장마는 6월 24일~8월 16일로 53일 계속됐다. 1973년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당시 기상청은 7월 말 장마가 끝난다고 했다가 비가 그치지 않자 종료일을 8월 3, 14, 16일로 계속 수정했다.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해 현장에서 “예보 적중률을 높여라”라고 지시했을 정도다. 기상청의 굴욕이었다.

올해도 장마가 끝났는지가 헷갈린다. 기상청이 발표한 종료일은 2주 전에 지났는데 이번 주 내내 폭우 예보가 나왔다. 누구는 늦장마(가을장마)라 하고, 어떤 사람은 2차 장마라 부른다. 늦장마는 보통 초가을인 8월 말부터 10월까지 볼 수 있다. 8월 중순쯤 중국 동북지방까지 올라간 장마전선이 시베리아에서 발달한 이동성고기압을 만난 뒤 남하해 며칠 비를 뿌리는 기상 현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한반도에 형성된 정체전선은 늦장마라고 할 수 없다.

기상도를 보면 지금 북태평양고기압은 필리핀해 동쪽에 있다. 우기를 맞은 인도양 주변 동남아시아에 거대한 몬순 구름이 형성됐고, 그 북쪽 중국 중서부에 티베트고기압이 버티고 있다. 동남아에 큰 비를 뿌리는 구름이 티베트고기압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동쪽으로 이동하다 한반도 상공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을 만나 정체전선을 형성한 것이 이번 주 폭우의 원인이다. 오호츠크해기단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나 생기는 전통적 의미의 장마와는 생성 과정과 시기가 다르지만 한반도 상공에 전선을 만들고 오랫동안 많은 비를 뿌리니 장마가 아니라 말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2차 장마라는 말이 나온 듯하다.

한동안 장마 대신 우기를 쓰자는 말이 있었다. 지금까지 쌓은 기상관측 자료가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당연히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끝났는데 다시 시작되는 장마.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는 더위. 그나마 올해는 세차를 하면 과태료를 내야 하는 유럽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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