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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출발 기금, 도덕적 해이 우려되지만 은행도 반성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새출발기금을 통한 취약층 빚 탕감 정책 등 125조원 규모의 금융안정 대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 불고 있는 도덕적 해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위험에 대비한 금융시스템의 안정적 관리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평가된다. 취약차주발 가계 빚 폭발 경고가 그치지 않는 등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전날 현대경제연구원이 낸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위기의 가계 금융 불균형 정도는 78.5포인트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75.4포인트보다 3.1포인트 높고 외환위기 당시(52.5포인트)와 비교하면 26.0포인트나 높았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 여신 실무자들은 정부가 보내온 ‘소상공인·자영업자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실행 계획안’을 검토한 결과 최대 원리금 탕감률 90%가 너무 높아 모럴 해저드 우려가 크다며 50%로 낮춰줄 것을 건의키로 했다고 한다. 고객 예금으로 대출금을 운용하는 은행들 입장에서 이 같은 우려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금융 당국은 아직 세부 운영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교한 누수 방지책 마련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은행들도 도덕적 해이 부분만 지나치게 부각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직원 혼자 8년간 697억원을 빼돌리는 사건이나 7조원 규모의 비정상적 외화 송금 사건이 일어나는데도 눈뜬장님처럼 당하고 있는 게 국내 은행 현주소다. 서민들이 대출 금리 상승으로 고통받을 때 손쉬운 이자 장사에만 골몰하고 수십억씩 임원 성과급 챙겨주기에 급급한 건 바로 은행들이었다. 그러면서 소비자를 위한다며 높은 예·적금 금리를 얹어줄 것처럼 예금자를 현혹하는 낚시 마케팅까지 일삼고 있다. 이런 배째라식 영업을 일삼으면서 금산분리가 안돼 이자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규제를 풀어달라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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