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홍수로 난리인데 전세계는 가뭄으로 ‘몸살’

유럽 토지 60%가 가뭄 경고·경보
산불과 폭염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멕시코 맥주회사 공장 셧다운 위기

뜨거운 열기와 가뭄으로 해바라기가 말라 비틀어져 있는 모습. 유럽가뭄관측소에 따르면 유럽의 60%가 가뭄 경고나 경보 상황에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이 물폭탄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 지구 반대편 유럽은 가뭄으로 땅이 쩍쩍 갈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중미 멕시코는 가뭄과 물 부족으로 맥주 공장까지 문 닫을 위기로 내몰렸다.

CNN 방송에 따르면 유럽가뭄관측소 조사 결과 유럽연합(EU)과 영국 토지의 60%가 가뭄 경고나 경보 상황에 놓였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 국가 토지의 45%는 토양에 수분이 부족한 ‘경고’ 상태이며 나머지 15%는 식물이 자라는 데 영향이 있는 ‘경보’ 수준이다.

유럽은 가장 더운 여름을 겪고 있다. 지난달 스페인과 프랑스, 영국은 섭씨 40도를 웃도는 날씨를 경험했으며 농작물은 직격탄을 맞았다. EU 집행위원회는 옥수수, 해바라기, 콩 생산량이 5년 평균보다 훨씬 낮은 8~9%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프랑스 서부 지역의 한 농장이 8일(현지시간) 극심한 가뭄으로 쩍쩍 갈라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은 지난 7월 1836년 관측 이래로 가장 건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달 영국 전역은 20여년 만에 가장 건조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웃 나라 프랑스 역시도 상황은 비슷했다. 프랑스의 7월 강수량은 채 10㎜가 되지 않았다. 이는 1959년 기록을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또 1991년부터 2020년 평균 강수량보다 85%나 부족한 수준이다.

EU의 기후감시기관인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특히 유럽 서남부와 남동부 지역이 낮은 강우량과 가뭄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것이 대규모 산불과 기록적 폭염을 일으킨 원인이 된 것이다.

프레이야 팜볼그 코페르니쿠스 수석 과학자는 “7월에 높은 온도와 낮은 강수량으로 건조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농업 생산과 하천 수송, 에너지 생산과 같은 다른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서양 건너 멕시코도 가뭄으로 신음 중이다. 세계 1, 2위 거대 맥주회사 공장이 물 부족으로 인해 셧다운 위기에 처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북부 물 부족에 대한 대처로 해당 지역에 있는 맥주 업체들에 대한 조치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더는 맥주를 생산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북쪽에선 생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맥주를 계속 만들면서 증산하고 싶으면 남부나 남동부 지역에서 전적으로 지원해주겠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세계 1위 맥주 업체인 앤하이저부시 인베브의 자회사 그루포모델로와 2위인 하이네켄 생산 공장이 있다. 멕시코는 코로나 등 세계 최대 맥주 수출국 중 하나다.

현재 멕시코 북부 노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일대는 기후 변화로 인해 강수량 부족으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 인근 주민들은 몇개월째 단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하이네켄 측은 지난달 말 용수 사용 허가권의 20%를 당국에 반납하기도 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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