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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지만 중국 싫다” 청년들 제로 결혼·출산 확산

불확실성에 자녀 계획 포기

한 배달원이 지난 6일 오토바이에 올라서서 코로나19로 봉쇄된 하이난섬 싼야 도심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하이난섬에는 이곳을 찾은 관광객 8만여명의 발이 묶인 상태다. 로이터연합뉴스

‘#우리는 마지막 세대입니다.’

상하이 봉쇄가 한창이던 지난 5월 한 중국 청년의 집에 흰색 방호복을 입은 당국자들이 찾아왔다. 청년을 격리 센터로 이송하기 위해서였다. 청년이 거부 의사를 밝히자 이들은 “당신은 처벌을 받을 것이며, 그 처벌은 3대에 걸쳐서 당신 가족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에 청년은 “내가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45초의 짧은 영상은 인터넷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검열을 당해 사라지기 전까지 중국 SNS에는 ‘우리는 마지막 세대입니다’라는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겪은 젊은이들이 중국에서 자녀 계획 세우기를 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과 5월 상하이에서 벌어졌던 엄격한 봉쇄를 접한 클레어 장씨는 로이터통신에 “인생 계획을 바꿨다. 중국에서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미디어 업계에서 일하는 A씨도 “정부가 언제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에서 살아야만 한다는 불확실성을 내 아이들이 짊어지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구 통계학자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수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자녀 계획을 세우던 이들의 욕구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봉쇄 등의 엄격한 통제와 함께 코로나19 감염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비타협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인구 통계학자 이푸씨앤 교수는 “중국은 명백하게 큰 정부와 작은 가족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결국 제로 경제, 제로 결혼, 제로 출산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유엔이 ‘세계 인구의 날’을 맞아 지난 7월 발표한 ‘세계 인구 전망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르면 내년부터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다. 저스틴 콜슨 유엔인구기금 중국 대표는 “내년에 자녀를 출산할 계획을 갖고 있던 부부들은 확실히 그 일을 미뤘으며 (출산에) 확신이 없었던 커플은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허난성에서 올해 상반기 진행된 기형아 검사는 전년 대비 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형아 검사는 출생률을 미리 추측해볼 수 있는 대용물 중 하나다.

이 교수는 “코로나19로 2021년과 2022년의 출생아 수는 100만명 이하로 줄어들 것이며 2023년에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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