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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만원 벨트, 반품엔 15만원” 명품 플랫폼이 너무해

소비자원, 명품 플랫폼 4곳 조사
청약철회권도 지켜지지 않아
3년간 1151건 접수… 年 2배 ↑


한 명품 플랫폼에서 운동화를 산 이모(40)씨는 불량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20만원대 운동화인데 본드 자국이 보기 싫게 드러나 있고, 긁힌 자국도 많았다. 제품 하자를 이유로 환불을 요청했다. 그런데 “반품비용을 내야만 환불해준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40분을 넘게 대기를 해도 통화 연결이 안 됐다. 카톡으로 문의하니 “신발을 샀을 때 마감이 미흡하면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하며 정상 착용한다. 무상 반품처리는 불가하다”는 답만 돌아왔다. 이씨는 “시간낭비, 돈낭비만 한 너무 불쾌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명품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반품, 품질 불량·미흡, 과다한 반품비용 발생, 배송지연 등으로 불편을 겪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명품 플랫폼 4곳(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오케이몰)의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제한하거나 과다한 반품비용을 부과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명품 플랫폼 4곳의 합산 매출액은 지난해 3824억8700만원으로 2020년(2802억6500만원)보다 36.5% 늘었다. 반면 서비스 품질은 따라가지 못한다. 소비자원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불만 건수는 지난해 655건에 달했다. 2019년 171건, 2020년 325건으로 매년 배가량 늘었다. 불만 유형으로 품질 불량·미흡(33.2%)이 가장 많다. 청약철회 등 거부(28.1%), 반품비용 불만(10.8%), 배송지연(6.1%), 표시·광고 불만(5.0%) 등이 뒤를 이었다.

전자상거래법으로 보장하는 청약철회권 또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단순변심이나 특정품목(수영복, 악세사리 등)에 대해 아예 반품을 제한했다. 반품 기간은 법정 기간(상품 수령 후 7일 이내)보다 짧은 경우가 많다. 특정 단계(주문 접수 또는 배송 준비 중) 이후에는 반품 신청이 불가능하다. 관련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적용한 것이다.

반품비용도 부당하다. 일부 입점 판매자는 해외배송 상품의 반품비용을 판매가격보다 높게 책정했다. 한 소비자는 8만5000원짜리 벨트를 산 뒤, 환불을 요청했다가 반품비용 15만원을 요구받기도 했다. 판매가격 62만원인 가방의 반품비용으로 30만원을 부과한 사례도 있다. 흠집, 주름, 눌림 등은 하자가 아니라며 반품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업자들과 지난 6월 진행한 간담회에서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보장, 반품비용 개선, 상품정보 표시사항 개선 등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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