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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기록적 폭우’ 남부 ‘역대급 가뭄’… 기후 복합재난 대비해야

서울 525㎜ 예측불가 ‘극한 강우’
경북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55%
온난화로 극단적 기후변화 늘 듯

집중호우 영향으로 인해 10일 오전 서울 올림픽대로 가양대교~원효대교 구간(왼쪽)이 통제되면서 도로가 텅 비어있다. 반면 현충로와 노들로 일부 차선 등 우회 도로에는 차량이 몰렸다.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며 인명피해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남부지방에선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제한 급수를 실시하는 등 수도권과 정반대의 기후재난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라 폭우와 가뭄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복합재난’에 대비하는 기후위기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서울에는 누적 525㎜(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 기준)의 비가 내렸다. 경기 양평(용문산)의 누적 강수량은 532.5㎜, 경기 광주는 524.5㎜ 등으로 수도권 다른 지역 상황도 비슷했다.

반면 남부는 가뭄 상황이 심각하다. 행전안전부 등이 지난 9일 발표한 ‘8월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경북의 최근 6개월간 누적 강수량은 352.1㎜로 평년의 55.3%에 불과했다. 경남은 평년의 61%, 전남은 평년의 63.5% 수준이다.

이번 폭우는 공식적인 여름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2차 장마’나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8월에 이처럼 강력한 장마전선이 형성된 것 자체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민승기 포항공과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따뜻한 공기는 수증기를 많이 머금을 수 있어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대기에 수증기가 많아진다”며 “수증기가 오래 떠 있다가 한꺼번에 내리는, 가뭄이 길어지고 한번에 비가 많이 오는 강수 특성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 연구팀은 지난 4월 온실가스가 증가할수록 폭염과 장마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이상기후가 자주 나타나고 강도도 높아질 거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었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도 “비가 올 때 많이 오고, 안 오는 곳은 더 적게 오는 극단적 기후로 바뀔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올라오면서 더워지고,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는 경계선에서 장마전선이 형성되기 때문에 폭염과 폭우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극한 강우’가 내릴 지역과 강도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강우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이번 폭우 역시 1년간 올 비의 20%가 몇 시간 만에 쏟아질 거라고 상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철저한 대비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환경연구원의 채여라 선임연구위원은 “겪어보지 못한 극한기후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기후재난 취약계층은 홍수에도, 폭염에도 모두 취약할 수 있다. 결국 복합재난을 준비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 교수도 “동시다발적으로 기후재난이 발생하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수도 있고, 기후 피해 양상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상기후라는 각각의 현상도 중요하지만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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