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작 1056가구 지원… ‘탈 반지하’, 결국 돈 문제

국내 지하·반지하 주택 33만가구
예산없고 사회공헌기금으로 운영
“내년부터 예산안에 반영돼야” 지적

간밤 폭우로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건물에서 침수가 발생해 3명이 갇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30분쯤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A씨, A씨의 10대 딸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사고현장의 모습. 이한결 기자

폭우로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사망하면서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정부는 지하·반지하 거주자를 위한 주거상향 지원 사업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 1056가구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현재 사회공헌기금으로 운영되는 보증금, 이사비 등이 내년부터는 예산안에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비(非)주택 거주자 등 주거 취약계층에 보증금, 이사비, 생필품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고시원 여인숙 쪽방촌 등에 사는 사람들의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하고, 보증금(50만원)·이주비(20만원)·생필품(20만원) 등을 지급한다. 지하·반지하 거주자는 2020년에서야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시장 등이 홍수·호우 등 재해 우려로 이주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하층’ 주택이면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조성한 사회공헌기금으로 지급되는데, 지난해 8월에는 기금이 고갈돼 사업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해 주거상향 지원 사업 대상자는 6026가구로, 이중 지하층 거주자가 지원을 받은 경우는 1056가구였다. 더 많은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부금으로 조성되는 사회보증기금이 아니라 국가 예산에 지원금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1일 “사회공헌기금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어 재정 당국과 예산을 협의하고 있다”며 “현행 5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사업 대상을 늘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주거 분야 민생안정 방안’에서 주거상향 지원 사업을 연 1만 가구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대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지하·반지하 주택은 2020년 기준 32만7320가구에 달한다. 주거 취약계층일수록 지하·반지하에 사는 비율이 높았다. 전체 가구 중 1.6%가 지하·반지하에 살고 있는데, 장애인이 있는 가구는 2.2%, 기초생활수급가구는 6.2%로 집계됐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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