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시행령으로 檢수사범위 복원… 野 강력 반발

대통령령 개정안 이달 입법예고
부패·경제 범죄 재정의 추진나서
민주당 일각, 법안 재개정 언급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가 직권남용·매수죄 등 공직자·선거 범죄 일부를 ‘부패 범죄’로 규정해 검찰 직접수사 대상에 포함하는 대통령령 개정안을 11일 발표했다. 다음 달 1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 시행으로 검찰 직접수사 범죄가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 범죄 등)로 주는데, 부패·경제 범죄를 새로 정의해 수사 범위 축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야당은 “주요 수사 범위를 원위치시키겠다면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의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을 29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현재 공직자 범죄로 분류된 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죄 등을 비롯해 ‘매수 및 이해 유도’ 등 일부 선거 범죄를 부패 범죄로 재분류하는 것이 골자다. 마약 유통이나 기업형 조폭, 보이스피싱 등 경제적 이익을 노린 조직범죄도 ‘경제 범죄’로 규정할 방침이다.

한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대통령령 개정은 상위 법률이 행정부에 위임한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며 “검수완박법 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범죄 대응 역량의 공백과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법무부 책임”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공무원 직급이나 범죄 액수에 따라 검찰 수사개시 범위를 구분하던 시행규칙(법무부령)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뇌물죄는 4급 이상 공무원, 알선수재·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는 5000만원 이상 사건 등에 한해 검찰이 수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직급·금액 등에 제한을 두면서 하위직에서 상급자로 올라가는 조직적 비리를 규명하는 반부패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현재의 신분·금액 제한은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의 결과”라고 했다.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만 수사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직접 관련성을 너무 좁게 해석해 성범죄 사건의 2차 가해 피해자 등이 검찰과 경찰을 오가며 소위 ‘핑퐁 조사’를 받는 부작용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범인이나 범죄 사실·증거가 같다면 검찰이 계속 수사하되 별건 수사는 금지하기로 했다.

검수완박 법안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는 오랫동안 논의됐던 역사성 있는 내용”이라며 “대통령령을 우회로로 활용하려 한다면 국회가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선 검수완박 법안을 재개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구정하 김승연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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