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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 손상 쥐, 인공 신경 달자 뛰었다… 마비 환자 회복 길 열려

이태우 서울대 교수 연구팀 주도 논문 ‘네이처’ 자매지 게재


서울대 연구팀이 주도한 공동 연구에서 인공 신경을 활용해 척수가 손상된 쥐의 근육 운동을 되살리는 작업이 성공했다.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를 비롯해 신경 손상으로 거동이 힘든 이들의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태우(아래 사진)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제난 바오 스탠퍼드대 교수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의 인공 신경 관련 연구 결과가 15일(현지시간)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네이처 자매지인 이 학술지는 생명·의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로, 한 해에 80편 정도의 논문만 싣는다. 국내 연구자가 해당 학술지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고 한다.

사진=최현규 기자

이 연구가 국제 학계의 관심을 끈 건 ‘손상된 신경은 복원할 수 없다’는 의학계 불문율을 공학을 통한 접근으로 깼기 때문이다. 현재 의학은 줄기세포 연구나 신약 개발을 통해 손상된 신경을 복원하려고 시도했지만 암 발병 같은 부작용도 뒤따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손상된 신경을 인공 신경으로 대체해 특별한 부작용 없이 근육 운동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척수 손상으로 신경이 마비된 쥐에 생체 신경을 본뜬 인공 신경을 부착해 쥐의 근육 운동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외부에서 ‘쥐의 다리를 움직이라’는 신호를 인공 신경에 보내면, 인공 신경이 이 신호를 다른 신경에 다시 전달해 근육을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이다. 전혀 움직일 수 없었던 쥐는 인공 신경 부착 후 걷는 것은 물론 뛰기까지 한 것으로 논문에 나온다.

장기적으론 교통사고 등으로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 등에게 해당 연구를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이 교수는 15일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인체에 적용하는 실험 단계에는 수년 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상용화 단계로는 20년 내 진입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한국 연구팀의 기여도가 90% 이상이라는 점에서 한국 공학계의 쾌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연구 마무리 단계에 진행된 ‘쥐 실험’을 제외하면 전 과정을 한국 연구팀이 수행했다.

이 교수는 “신경 손상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새로운 길을 열고 싶다”며 “이 연구 결과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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