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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공기관 경영혁신과 학습효과

김완희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다양한 국정과제가 제안되며 공공기관은 이를 실행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때문에 공공기관 정책은 국정 기조와 맥락을 같이할 수밖에 없다. 지난 25년간 공공기관 정책 방향을 되짚어보면 이런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김대중정부의 4대 부문 구조개혁, 참여정부의 혁신, 이명박정부의 선진화, 박근혜정부의 방만경영 정상화, 문재인정부의 사회적 가치 선도에는 모두 국정 기조가 녹아 있었다. 이번 정부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표방했다.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담은 이 가치가 공공기관 정책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년간은 공공기관의 공공성 강화 방향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과 조직이 확대돼 왔다. 물론 역할이 필요한 곳에 자원을 확충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나아가 국민 앞에 공공기관의 존재 의의를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새 정부 공공기관 정책 방향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공공기관 정책이 5년 단위로 발표되다 보니 일부 공공기관은 소위 ‘학습효과’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규모, 기능, 과제들이 좌우되고 정권 초기의 강력한 추진력도 점차 약화되니 어려움이 있어도 당장만 견디면 된다는 식이다. 이런 부정적 경험과 사고가 20여년 이상 축적되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곧이듣지 않는’ 식의 자조적 매너리즘으로 귀착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기관 정책의 성패 여부는 학습효과의 방향을 어떻게 선회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공공기관 구성원들의 부정적인 학습효과를 긍정적인 학습효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정부의 강력하고 정교하며 일관된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면 정권 임기를 넘어 지속적으로 강력히 추진돼야 한다. 큰 방향성과 더불어 기관 특성에 맞게 실천 가능한 정교한 설계도 필요하다.

둘째, 공공기관의 공감과 발상의 전환이다. 공공기관 정책이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국민과 시대의 요구이며 그 뿌리는 결국 공공기관이 지나온 발자취에 있다는 것을 공감해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은 국민 앞에 보다 확실한 실적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디지털 전환, 국민의 창의성 활용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스마트한 방식으로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적극적·과학적 지원 역할 강화다. 평가체계, 지표 등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새로운 공공정책 방향을 충실히 반영하고 기관의 노력과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도록 세심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과제에 따른 세분화, 계획과 실적의 과학적 연계, 건설적인 피드백 등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경영평가가 단순한 실적 평정을 넘어 국민과 기관의 적극적인 소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김완희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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