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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포럼] 중국 경제의 3대 뇌관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중국을 둘러싼 지경학적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중대한 주권 침해’로 간주해 대만 주변에서 강도 높은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였다. 욱일승천하는 중국 경제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방위적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으려는 미국의 의지가 비장하다. 미 연방의회는 최근 반도체법을 통과시켰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준다. 지원 금액만 520억 달러(약 68조원)에 달한다. 중국 같은 국가에 향후 10년간 반도체 공장을 신증설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공장 증설이 어려워질 수 있다.

미 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Chip)4’ 참여를 둘러싸고 미·중 외교전이 치열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반도체 심장론을 역설한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실은 부진한 자력 기술개발과 미국 견제로 자급률이 2020년 15.9%에 그쳤다. 반도체 격돌은 미·중의 강대강 대치 연장선으로 이해해야 한다. 스티브 로치 예일대 교수는 글로벌 기술 패권이 양국 갈등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글로벌 밸류 체인의 중심적 위치에 있지만 반도체 같은 전략적 자산의 비중은 높지 않다. 양국 관계가 재앙적 수준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총서기 3연임을 앞둔 시진핑의 핵심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 절벽에 빠졌다. 성장률이 1분기 4.8%에서 2분기 0.4%로 급락했다. 2020년 1분기 6.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장이 둔화된 것은 코로나19 재확산 및 봉쇄, 전력난에 따른 생산 위축, 부동산 부채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020년처럼 V자형 회복은 어렵고 코로나 재유행이 적절히 통제될 경우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리커창 총리는 세계경제포럼 화상회의에서 “고성장 목표를 위해 지나친 자극 조치나 양적 완화로 미래를 미리 소비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무리한 경기 부양보다는 물가 안정과 민생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6억 인구가 월 1000위안(약 17만원)으로 생활한다”는 과거 발언처럼 민생 안정과 중산층 보듬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도를 넘어섰다. 부동산 부문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한다. 지난해 헝다그룹의 디폴트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른 부동산 시장이 주택 거래 부진, 부실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로 중국 은행들이 대규모 손실에 직면했다. 미국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손실 규모가 3560억 달러(약 4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수년간 은행들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공격적으로 주택 대출을 늘려왔다. 주택 판매 부진과 집값 하락으로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심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시진핑의 공동부유(共同富裕) 제창 이래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신규 대출 제한 등 강도 높은 규제책이 시행됐다. 상위 1%가 전체 자산의 30% 이상을 보유해 부의 불균형이 극심하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공산당의 영도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집권 3기 여정을 순조롭게 닦기 위해 시진핑은 포퓰리스트 이미지를 한껏 고양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의 높은 부채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80년대 지방분권화 정책 이후 토지 매각 및 개발 이익이 지방정부의 주요 세원이 됐다.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이 심화될 경우 지방 재정 위축과 지역 민심 이반 현상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상하이 등이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다독일 필요성이 커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해외에 진출한 중국 부동산 회사의 20%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은행에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 확대를 지시한 것은 개발업체를 위한 긴급 수혈로 볼 수 있다. 부실대출발(發) 유동성 위기가 경제 전반의 금융 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시진핑의 3기 연임이 확정될 때까지 경제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경제의 향배는 결국 공산당의 파워 게임에 달렸다.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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