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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백신 단상

한승주 논설위원


최근 미국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CEO가 백신을 4번이나 맞고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코로나 4차 접종을 고민하던 이들을 더 망설이게 한 뉴스다. 4차까지 맞으면 그래도 괜찮겠지 했던 기대가 무너졌다. 국내 우세종 BA.5 변이의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가 낮다는 건 알았지만 말이다. 화이자 백신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이 아니던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4차까지 맞았지만 코로나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두 명 모두 비교적 쉽게 완쾌한 걸 보면 백신이 중증화나 사망 위험을 낮춰준다는 건 신뢰가 간다.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 예방효과가 있는 모더나의 ‘2가’ 코로나 백신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2가’는 2개의 서로 다른 바이러스에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인데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는 물론 오미크론 변이(BA.1)에도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바이러스 진화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인간이 오미크론 백신을 만들어내는 동안 코로나는 변이를 거듭해 BA.5라는 또 다른 변이를 우세종으로 만들었다. 2가 백신도 국내에 큰 효용은 없어 보인다. 희망적 연구 결과도 있다. 1900년대 초 결핵 예방을 위해 개발된 BCG 백신이 코로나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유행 전 최소 3번 이상 BCG 백신을 맞은 96명 중 단 1명만 코로나에 걸렸다는 고무적인 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BCG는 코로나뿐 아니라 독감 등 다른 전염병 예방에도 효과가 컸다고 한다.

우리가 기다리는 건 BA.5 감염을 막아주는 새로운 백신이다. 최근 국내 확진자의 90%가 BA.5에 감염됐는데 새 백신은 10월은 돼야 나온다. 이러니 4차 접종률은 예상 외로 저조하다. 17일 전국 4차 접종률은 13%(60대 이상은 40.9%)에 불과하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고위험군은 기존 백신으로 중증화율을 낮추고, 다른 이들은 새 백신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없는가. 질병관리청이 이달 말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한다는데 뾰족한 대책이 있을지 궁금하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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