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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취임 100일 윤 대통령, 다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소회와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국민의 뜻에 더욱 충실히 따르겠다는 다짐의 자리였다. 윤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위기 상황에서 민생 경제를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한 뒤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지지율 폭락이 상징하는 국정 운영의 난맥상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풀어가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 인사 실패, 국민의힘 내홍 같은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현안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을 피했다. 국민의 뜻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어떻게 따르겠다는 것인지 대통령으로서의 생각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다만 “지적된 여러 문제를 세밀하게 따져보겠다, (인사 쇄신은) 벌써 시작했다”고 말한 만큼 행동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의 성과를 일일이 나열했다. 지난 정부의 잘못된 경제 정책을 폐기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바꿨다고 했다. 한·미동맹 강화, 한·일 관계 개선 노력, 담대한 대북 지원 구상도 언급했다. 전셋값·집값 하락, 누리호와 한국형 초음속전투기 성공까지 새 정부가 이룬 성과라고 한 것은 지나쳤지만 윤석열정부가 급박한 국내외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뛴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국민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지난 정부의 오만과 내로남불을 바로잡고 상식에 부합하는 국정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비전 제시 없이 추진된 어설픈 정책, 검찰 출신 인사들의 요직 배치,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국민의힘 내부의 권력 투쟁은 실망만 안겼다. 대선 득표율의 절반으로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이 실망의 정도를 간명하게 보여준다.

윤석열정부는 출발한 지 3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아직 약 4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 이후 첫 출근길에 “선거, 인수위원회, 취임 후 과정을 되돌아봤다”며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어제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뜻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겠다며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제시했다. 이제 실천이 중요하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국민들의 마음을 돌려세울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 적극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대통령실 일부 참모들만 보강하고 끝낸다면 또 다른 실망을 부를 것이다.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오만한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충실히 따르는 대통령과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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