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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변동 > 고정’ 금리역전… 영끌족 비명

코픽스 한달새 0.52%p ↑ 사상최대
현상 지속땐 가계 가처분 소득 감소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밀집지. 연합뉴스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변동형보다 저렴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각각 기준이 되는 두 개의 지표 금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혼란스러운 대출 시장 상황 속에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택 구매자의 80%가량이 변동형 대출을 받은 상황이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자의 비명은 더 커질 전망이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2.9%로 한 달 전의 2.38%보다 0.52%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 코픽스 공시가 시작된 뒤 오름폭이 가장 컸던 지난 6월의 0.4%포인트보다 더 많이 뛰었다. 코픽스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8곳이 예·적금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지표로 쓰인다.


코픽스 급등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13일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금리 인상 고삐를 죈 여파다. 한은이 4·5·6·7월 네 차례 연속 기준 금리를 올리자 코픽스 산출 은행 8곳은 즉각 예·적금 금리를 따라 올렸다.

이에 따라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정형을 역전했다. 지난 12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2~5.975%로 고정형(3.9~5.826%) 대비 하단은 0.02%포인트, 상단은 0.149%포인트 더 높았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은 시중 금리가 오르내리는 데 따른 위험 부담을 고객이 지는 구조라 고정형보다 저렴한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지표인 은행채 5년물은 6월 중순 이후 내림세다. 경기 침체 우려에 국고채 장기 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까지만 해도 한은이 기준 금리를 올해 말 3% 선까지 인상한 뒤 내년에도 0.25%포인트씩 2회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는 모습에 기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도 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분기 미 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9%를 기록, 1분기(-1.6%)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부분이 변동형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 기준 변동형 비중은 78.1%였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81.6%로 3.5%포인트 더 높아진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오름세가 지속하면 가계 가처분 소득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국민 부담을 덜고자 고정형으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내달 15일부터 시행한다. 다만 신청 자격이 주택 가격 4억원 이하로 제한돼 수도권 아파트 보유자 대부분은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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