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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 독단적 원유가 인상… 밀크플레이션 도화선?

조합원에 가지급금 30억 매달 지급
흰우유값 최대 600원 오를 수도
현행 가격결정제 피해 꼼수 인상

마트의 우유 매대 모습. 뉴시스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자체적으로 유제품 원료인 원유(原乳) 도매 단가를 ℓ 당 58원 인상해 흰우유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서울우유 1ℓ 흰우유 소비자 가격은 최대 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서울우유의 이번 결정은 현행 원유 가격 결정 체계를 피해 독자적으로 가격을 올린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16일 대의원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조합원인 낙농가에 긴급 가지급금을 매달 30억원 지급하기로 했다. 서울우유가 원유를 사 오는 낙농가에 돈을 더 주는 것이어서 사실상 원유 가격 인상이다. 원유 단위로 환산하면 ℓ 당 58원이 더 올라 낙농가가 서울우유에 납품하는 원유 단가는 현재 ℓ 당 947원에서 1005원이 된다.

원유로 만드는 각종 유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원유 단가가 ℓ 당 21원 올랐을 때 흰우유 소비자 판매 가격은 ℓ 당 200원이 올랐다. 이번 인상으로 서울우유 1ℓ 흰우유는 500~600원 오를 수 있다.


서울우유의 기습적인 원유 가격 인상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원유 가격은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구조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경우 낙농진흥회 소속은 아니지만 이곳 결정을 좇아 원유 가격을 책정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생산자와 가공업체 입장에서, 즉 철저히 시장 차원에서 가격을 결정했다. 2013년 정부와 업계가 도입한 ‘원유 가격 생산비 연동제’를 무력화한 것이다. 서울우유는 “최근 2년간 사료 가격 급등에 따른 낙농가 수입 감소와 이에 따른 1500여 조합원 목장의 경영 불안정을 해소시키기 위해 가지급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또 “가지급금은 낙농진흥회의 원유 가격 결정 전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참에 현 가격 결정 제도 폐지를 고심하고 있다. 시장에 전면적으로 가격 결정을 맡기는 대신 낙농가에 지원하는 예산을 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낙농가 지원금을 통해 원유 가격 결정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원유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내 원유 가격은 이미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글로벌 낙농 컨설팅 업체인 CLAL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글로벌 마켓의 원유 평균 거래 가격은 ℓ 당 707원으로 현재 서울우유의 ℓ 947원과 240원 차이가 난다. 이번 인상으로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됐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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