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대화로 다양한 교회 모습 배우고 봉사 이어져

WCC 톺아보기 <중>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WCC까지

아시아 교회 관계자들이 2013년 부산에서 열린 WCC 10차 총회에서 아시아가 처한 고난의 상황을 보여주는 공연을 하고 있다. WCC 제공

전 세계 수많은 교회는 흡사 남남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로 연결돼 있다. 구심점은 예수 그리스도다(고전 1:10~16). 예수라는 한 뿌리에 달린 가지가 교회다. 하지만 교회들의 모습과 처한 현실은 각각 다르다. 다양한 모습의 교회가 대화하며 서로를 배워야 하는 이유다.

교회는 이미 AD 49년 예루살렘 공의회 때부터 교회 간 대화를 경험했다.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가 만나 이방인 개종자에게 율법을 적용하는 여부를 논의했다(행 15장). 만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게 이런 대화인 셈이다.

전 세계 교회가 협의회를 통해 한데 모여야 한다는 구상은 191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선교사 대회에서 시작됐으며 직접적인 창립 원인은 2차 세계대전이 제공했다. 유럽을 비롯한 북미 대륙의 기독교 국가들이 수백만명의 사상자를 낸 전쟁을 막지 못했다는 자성이 세계교회협의회(WCC) 창립을 앞당긴 것이다.

WCC는 한 뿌리에서 비롯된 전 세계 교회들이 서로 다른 교회들을 배우고 함께 봉사와 선교를 수행하기 위해 ‘신앙과 직제 위원회’ ‘삶과 봉사 위원회’ ‘세계선교 전도위원회’ 등의 위원회를 조직했다.

특히 WCC가 분쟁과 갈등을 빚는 지역에 평화의 메시지를 심은 건 굵직한 업적으로 꼽힌다. WCC는 창립 직후 발발한 6·25전쟁 때 북한의 남침을 공식화하면서 유엔의 경찰 행동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우리나라 민주화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 정책을 철폐하기 위해서도 헌신했다. 이 모든 것이 세계 교회가 모은 지혜의 산물이다.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유지재단 이사장은 23일 “WCC는 초창기부터 ‘우리는 함께 있기를 원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2013년 부산에서 열린 10차 총회를 기점으로 ‘우리는 함께 움직이기를 원한다’고 더 적극적으로 운동 방향성을 전환했다”면서 “WCC의 핵심 관심사는 ‘함께’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은 WCC가 세계 교회의 유엔으로 불리는 이유이다. 오는 31일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개최되는 WCC 11차 총회에서도 대화의 결과를 모아 교회가 지향할 공동 관심사를 선언문 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교회와의 만남은 수많은 신자가 속한 교회의 현주소를 확인할 기회도 제공한다. 장윤재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신·구교 기독교인을 다 합해도 세계 기독교인의 0.6% 수준이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케냐 기독교인 수가 훨씬 더 많다”면서 “WCC 총회는 다양한 기독교인과 교파를 만나는 마당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WCC가 선언문을 발표하더라도 교회들이 관심을 두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WCC 11차 총회 총대인 김한호 춘천동부교회 목사는 “23개 주제의 ‘에큐메니컬 대화’에 참여한 뒤 여기서 얻은 선교적 아이디어를 우리 교회에 적용하고 지역 교회와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