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수소경제 선점하라”… 국내 기업들 투자 속도

[리셋! 에너지 안보] <10> ‘수소 대전’ 참전 한국 기업들

한화임팩트의 수소사업 이미지 사진.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미국 에너지 기업 PSM과 네덜란드의 토마센에너지를 인수해 LNG 가스터빈을 수소 가스터빈으로 전환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한화임팩트 제공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탄소를 내뿜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수소경제를 선점하려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한국 기업들도 ‘수소경제 생태계’의 구석구석에 뛰어들었다. 특히 연료전지, 모빌리티 등의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소는 폭발적 성장력을 갖고 있는 미래 에너지원이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유럽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에너지는 ‘국가 안보의 문제’로 급부상했다.

연료전지·수소모빌리티에 초점

한국 기업들이 주력하는 대표적 분야는 발전용 연료전지와 수소모빌리티다. 우선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순수한 물만 배출한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전극에서 수소와 산소가 발생하는데, 이런 전기분해의 역반응을 이용하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연간 연료전지 신규 보급량은 2017년 3만2715㎾, 2018년 9만7779㎾, 2019년 12만1803㎾, 2020년 15만6620㎾ 등으로 증가세다.

두산퓨얼셀의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두산퓨얼셀이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PAFC(인산형 연료전지)로, 컨테이너박스 1개 크기에 해당한다. 두산퓨얼셀 제공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뛰어든 기업은 두산, SK, 포스코 등이다. 두산그룹은 2014년 미국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해 두산퓨얼셀을 출범시켰다. 두산퓨얼셀은 현재 연간 440㎾용 168대, 총 90㎿ 규모의 한국 최대 연료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다. 연내 가동라인을 늘려 275㎿ 규모의 연료전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에너지는 가장 먼저 2007년 연료전지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미국 퓨얼셀에너지와 연료전지 사업을 공동 진행해 왔고, 2019년 연료전지 전문회사인 한국퓨얼셀을 세웠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미국 블룸에너지와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했다.


연료전지 다음으로 주목하는 건 차량, 선박, 드론같이 수소연료전지로 움직이는 수소모빌리티다. 업계에서는 수소연료전지가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5배 이상 높은 에너지밀도를 갖고 충전속도도 빠르다고 설명한다. 한국에서는 현대차가 수소차를 주도한다. 현대차의 수소차는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1998년 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면서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에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에서 53.5%를 차지했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 1위다.

조선업계는 수소연료전지로 움직이는 수소선박 개발에 돌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월 한국선급(KR)과 업무협약을 맺고 세계 첫 수소선박 국제표준 개발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블룸에너지와 선박용 연료전지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TX중공업은 지난해 4월 한국선급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발전시스템에 관한 기술 표준화 및 상용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수소 드론도 수소모빌리티의 한 축으로 기대를 받는다. 기업들은 수소 드론을 응급 물품 배송, 가스 배관 및 태양광 발전소 모니터링, 산림 감시, 해상 인명구조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두산그룹은 2016년 산업용 드론업체인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을 설립해 드론용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DMI는 2019년 2시간 이상 비행 가능한 2㎾급 공랭식 연료전지 파워팩과 수소드론을 상용화했다. SK E&S는 수소 드론 전문 벤처기업인 엑센스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며 액화수소 드론을 개발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에 사용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수소 생산·저장·운송은 ‘걸음마’


수소 에너지의 활용 단계가 아닌 수소 생산 및 저장·운송 등에서는 아직 한국 기업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사업화가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 분야에서도 기업들은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미국 수소탱크 스타트업인 시마론을 인수했다. 한화시마론은 미국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에 약 5100만 달러(약 600억원)를 투자해 고압탱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효성첨단소재도 탄소섬유를 활용한 수소탱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저장용 수소 생산 분야에서는 효성중공업이 린데와 합작으로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SK E&S도 인천에서 연 3만t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 플랜트 가동을 추진 중이다. 기존 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 대신 수소를 사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수소터빈도 한화임팩트, 두산에너빌리티 등에서 구상하고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 SK가스, 에어리퀴드코리아도 올해 3분기에 합작법인을 세워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연료전지 발전과 수소충전소 운영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제성이 최대 걸림돌

산업계는 수소 경제의 발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을 경제성이라고 지목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생수소를 생산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수소 1㎏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5~10㎏을 배출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블루 수소는 호주·중동 등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데, 수소를 운송·저장하는 비용이 너무 큰 탓에 기업들이 수소 관련 사업 추진을 주저하는 실정이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50년 수소 2390만t을 호주 등에서 수입하는 과정에서 액화 수송 저장에만 66조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을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에너지원으로서 잠재력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에 대비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수소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유럽이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전 등 다른 에너지원을 모색하고 나선 것처럼, 에너지 시장의 상황이 언제 바뀔지 알 수 없기에 가능한 에너지원의 하나로 수소에 대해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수소는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원이기에 탄소중립을 위해 반드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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