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0.75%p차 재역전… 한은 총재,내달 ‘빅스텝’ 시사

정부 ‘자본유출 사태 없다’ 강조
가계·기업 대출 이자 크게 늘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 단행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0.75% 포인트 높아졌다. 정부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만으로는 대규모 자본 유출 등 사태는 맞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례적인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실물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선 한·미 기준금리 차가 단기간에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다음 달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더라도 오는 11월 미국이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양국 기준금리 차는 1.0% 포인트로 벌어진다. 미국의 긴축 속도를 고려할 때 한국이 올해 남은 두 차례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모두 빅스텝을 밟더라도 미국 기준금리를 따라잡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크게 높았던 때는 세 차례였다. 19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9월, 2018년 3월~2020년 2월로 최대 금리 차는 각각 1.50% 포인트, 1.0% 포인트, 0.875% 포인트였다. 당국은 이들 기간에 모두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주식+채권)이 유입됐다는 점을 근거로 자본 유출 우려를 달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을 보면 한국 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한·미 금리 역전기와는 달리 고환율·고물가·고금리 3중 위기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이미 침체 경고음이 커진 국내 경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을 수 있다.

한은이 10월, 11월 두 차례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점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0.25% 포인트 인상의 전제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다음 달 빅스텝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은 증폭될 전망이다. 한은의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가계·기업 부채 잔액)은 전년 동기보다 4.4% 포인트 높아진 221.2%로 나타났다. 가계와 기업 부채를 합한 규모가 GDP의 2.2배를 웃돈다는 얘기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은 99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 강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불안지수가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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