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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정황 포착… “정부, 사망 당일 알았다” 진술 확보

대통령기록관 추가 압수수색 방침

검찰이 지난달 세종시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에 나선 모습. 뉴시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정부와 청와대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피습 사망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를 바로 알리지 않고 은폐하려 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씨가 숨진 뒤 약 1시간 만에 첩보를 통해 사망 및 시신 훼손 사실을 인지했지만 정부 공식 발표는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나서야 이뤄졌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및 관계 부처의 ‘자진 월북’ 발표 과정을 면밀히 재구성하고 있는 검찰은 조만간 본격적인 ‘윗선’ 소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당시 청와대 및 국방부 관계자 등 조사에서 이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2020년 9월 22일 오후 10시쯤 관련 사실을 파악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격 이튿날인 23일 새벽 1시부터 청와대에선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욱 국방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한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

관계장관회의 직후 청와대 내부 및 관련 부처에는 “첩보 내용 등의 보안을 유지하고 ‘로키’ 대응하라”는 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방부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와 국정원이 작성한 첩보보고서 등에 대한 삭제 지시도 이 과정에서 내려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동시에 장관회의 후 전파된 ‘보안 유지·자료 삭제’ 지시 의혹이 ‘월북 몰이’ 정황과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씨 사망과 정부 공식 발표 시점 간의 시간 차를 두고 유족 측은 그간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해 왔다. 피격 사건이 벌어진 당일 밤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관계장관회의 및 오전 8시30분 문재인 전 대통령 대면보고까지 청와대 내부에선 이씨 실종·사망 관련 긴박한 논의가 이어졌다. 그런데 청와대가 이씨 사망 사실을 인지한 23일 오후 1시30분에도 유족이 탄 서해어업관리단 무궁화10·24호는 바다 위에서 수색을 벌였다. 인천해양경찰이 같은 날 오전 8시32분 작성한 상황보고서에는 이씨의 발견·사망 사실이 담겨 있지 않다. 이에 유족 측은 정부가 사망 사실을 알면서도 ‘수색 쇼’를 벌였다며 감사 및 수사를 청구했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관계장관회의 등에서 생산된 문서의 존재 여부 및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을 2~3주가량 더 진행할 방침이다.

양민철 조민아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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