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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품는 한화, ‘한국의 록히드마틴’ 꿈 이루나

잠수함·함정 생산 절대 강자 대우
2008년 제시액 3분의 1 수준 인수
육·해·공 아우르는 방산기업 완성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를 설명하고 있다. 강 회장은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주식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걸 골자로 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유상증자에 2조원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을 인수한다. 연합뉴스

한화그룹이 14년 만에 다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글로벌 방위산업 기업으로 가는 ‘마지막 퍼즐’이라고 여긴다. 해양 방산 분야에서 강자인 대우조선을 품으면서 육·해·공을 아우르는 ‘한국형 록히드마틴’에 성큼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는 방위산업(방산), 친환경에너지 사업과의 시너지를 겨냥한 결정이다. 한화는 최근 그룹의 방산 부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대적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했다. 다만 여기에는 잠수함, 전투함, 보조함 등 군용선박이 빠져 있다. 대우조선 인수로 이걸 보완할 수 있다.

대우조선은 1987년 ‘장보고-Ⅰ 사업’의 첫 번째 함정인 장보고함 계약을 따낸 이래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16척의 잠수함을 수주했다. 한국형 경항공모함, 차세대구축함과 같은 첨단 함정의 효과적 운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영국 방위사업체 ‘밥콕’과 함정사업 분야 기술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도 맺었다. 한화 관계자는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발돋움하려면 잠수함과 함정 생산이 필수적이다.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보완 및 집중이 가능해진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위산업의 모든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할 수 있다는 얘기는 올해 초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불발되면서부터 흘러나왔다. 지난달에 오너 3세인 김동관 부회장의 승진과 맞물리면서 더 구체화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있은 인사에서 기존 한화솔루션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맡았다. 그룹의 미래 성장엔진인 ‘태양광’ ‘방위산업·우주’를 모두 책임지는 자리에 오른 셈이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비공식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여러 조건을 타진해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한화 측이 태양광뿐 아니라 방산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두 분야는 한화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대우조선은 적합한 매물”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2008년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탐냈던 기업이다. 당시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써낸 금액은 6조원을 넘었다. 그만큼 김 회장의 대우조선 인수 의지는 강력했다. “아무리 잘 만든 배도 프로펠러가 부실하면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없다. 한화야 말로 대우조선의 강력한 프로펠러가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난, 대우조선 내부 구성원 반발로 최종 인수에 이르지 못했었다.

대우조선은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금융위기가 한화를 살렸다”는 말도 나왔다. 2008년 당시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했다면 대우조선의 부실을 한화가 고스란히 떠안았을 것이란 얘기다. 그 사이 대우조선의 기업 가치는 하락했다. 한화의 이번 대우조선 인수 가격은 2008년에 제시했던 금액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진다.

한화는 대우조선을 품으면서 ‘제2 창업’ 수준의 도약을 꿈꾼다.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뿐만 아니라, 상호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해 방산 수출 확대라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동시에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 대우조선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한화임팩트, ㈜한화와 사업을 연계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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