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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로봇 팔, 1개 라인서 휘발유·디젤·전기차 동시 만든다

BMW 독일 딩골핑 공장 가보니
주문 즉시 생산 유연 시스템 구축
재고 비용·출고 대기시간 확 줄여

로봇 팔이 BMW그룹의 독일 딩골핑 공장에서 전기차 i7을 조립하고 있다. 딩골핑 공장은 하나의 라인에서 다양한 차종을 생산한다. 공장에선 외부인의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 BMW코리아 제공

보통 완성차 공장은 하나의 라인에서 한 차종 만 생산한다. 하지만 눈앞엔 320i, 4시리즈 컨버터블, X3, i7 등 BMW의 다양한 차종이 같은 라인에서 이동하고 있었다. 바로 아래 라인에 있던 동력장치도 제각각이었다. 휘발유차, 경유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구분할 것 없이 다양한 동력장치가 차체 아래 자리를 잡더니 결합했다.

컨베이어벨트는 ‘소품종 대량생산’에 최적화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지난 14일 방문한 BMW그룹의 독일 딩골핑 공장은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차종을 주문하는 즉시 같은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유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주문 즉시 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갖추면 재고 비용, 고객 출고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안내를 맡은 직원 요세프 부름(Josef Wurm)과 작업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동하는 길목엔 차량 부품을 실은 전기 견인차가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조형 작업장으로 가다가 한 일행이 숨을 몰아쉬자 좀 더 가까운 도색 작업장을 먼저 들렀다. 딩골핑 공장의 규모는 180만㎢(약 55만평)에 이른다. BMW그룹의 유럽 최대 생산기지다.

유리 너머로 기계가 컨베이어벨트에 매달린 4시리즈 컨버터블 차량에 녹색 페인트를 스프레이처럼 뿌렸다. 그 뒤에 있던 3시리즈 차량은 회색으로 도색했다. 차체에 부착한 바코드에는 모델, 동력장치, 색상 등의 정보가 입력돼 있다. 이 정보에 맞게 수많은 ‘로봇 팔’이 차량을 도색하고 조립한다.

조형 작업장으로 이동했다. 로봇 팔이 알루미늄 판을 압축 틀 사이에 넣자 1만300t에 이르는 힘으로 양옆에서 눌렀다. 7시리즈의 트렁크 부분을 만드는 중이었다. 벽면을 따라 로봇 팔이 100m가량 진열돼 있다. 차종이나 부위에 따라 다른 로봇 팔로 교체해 작업한다. 조형이 끝나자 두꺼운 장갑을 낀 직원이 직접 옮기며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부름은 “카메라는 사람의 눈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압축 틀에 머리카락 하나만 껴있어도 전량 폐기 처분한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매일 140만개 정도의 부품을 만든다. 운전자 없는 완전 자율주행 운송차 수십대가 부품을 다음 작업장으로 나르고 있었다. 그곳에는 포크레인처럼 생긴 로봇이 불꽃을 튀기며 나사 구멍을 뚫는 등 세부 공정을 하고 있었다. 이런 로봇이 무려 2500개 정도 된다고 한다.

이제 차체와 동력장치를 결합할 차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 과정을 ‘결혼(marriage)’이라고 표현한다. 부름은 “사람은 이혼할 수 있지만 자동차는 차체와 구동력이 결합하면 더 이상 분리할 수 없다”고 했다. 여기까지 과정은 대부분 자동으로 이뤄진다. 하루 최대 1800대 생산이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부품 공급난으로 약 1600대를 생산한다. 딩골핑 공장은 1973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100만대의 차량을 출고했다.

딩골핑=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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