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기각땐 언제고… ‘신당역 살인범’ 스토킹에 징역 9년

법원, 검찰 구형량 그대로 선고
작년 10월엔 영장 기각 아쉬움
보복살인 혐의는 내달 초 기소

서울서부지법은 29일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전주환의 불법촬영·스토킹 혐의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사진은 전주환이 지난 21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는 모습. 이한결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전주환(31)이 살인 범행 이전에 피해자를 불법촬영 및 스토킹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결국 중형이 선고됐다는 점에서 1년 전 접수된 전씨 구속영장이 발부 됐다면 이후의 참극을 막을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29일 성폭력범죄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촬영물 등 이용협박), 스토킹처벌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량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80시간의 스토킹 치료와 40시간의 성범죄 치료프로그램 수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과 상반되게 피해자를 찾아가 살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범행으로 사망한 점, 스토킹 범죄의 추가 범행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성 등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일반적인 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전씨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동료 역무원이던 피해자 A씨에게 불법 촬영물을 보내 협박하거나 350여 차례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A씨의 첫 신고를 받고 전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에도 전씨가 합의를 요구하는 등 계속 접촉해 오자 피해자는 지난 1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전씨를 다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1차 신고 때와 범죄사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도 하지 않았다. 결국 전씨는 1심 선고 기일 하루 전인 지난 14일 신당역으로 A씨를 찾아가 살인을 저질렀다. 선고일도 이날로 미뤄졌다. 애초 스토킹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지 않았다면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계속되는 이유다.

이날 피고인석에 선 전씨는 재판장이 판결을 내리기 직전 손을 들더니 “드릴 말씀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시선과 언론의 보도가 집중돼있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누그러지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돌연 선고 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성난 여론 속에서 선고가 이뤄지면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바로 판결문을 읽어내려 갔다.

앞서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지난 20일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다음 달 초 전주환을 기소할 방침이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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