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줄까” 달콤한 유혹에 ‘혹’… 마약 늪에 빠져드는 청년들

작년 30대이하 6235명… 60% 육박
10대도 4년 새 4배나… 위험 수위
통제 가능 착각… 예방 교육 절실


마약이 젊은 세대에 무섭게 스며들고 있다. 마약 투약을 일종의 ‘놀이’로 여기는 양상마저 확산되면서 ‘마약의 늪’에 빠지는 이들이 늘고 있다. 10대 시절 온라인을 통해 대마, 펜타닐 등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마약을 접한 다음 성인이 된 후 필로폰 등 점차 강한 성분의 마약을 찾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순덕 소망을나누는사람들 상담실장은 29일 “마약을 어린 나이에 접한 2030세대는 죄의식 없이 ‘놀고 싶으면 (마약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라며 “최근에는 ‘마약 할래?’라고 묻지 않고, 디저트 먹듯 ‘사탕 줄까?’라고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엑스터시의 경우 작은 사탕 모양으로 가공·유통돼 ‘캔디’로 불린다고 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마약 사범 중 30대 이하 숫자와 비율은 2018년 3300명(40.7%), 2019년 5085명(48.9%), 2020년 6255명(51.2%), 지난해 6235명(58.9%)으로 급증했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은 2017년 69명에서 2021년 309명으로 4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최근 상담 환자 중 80%는 2030세대이고, 고등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젊은 층이 마약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호기심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한덕 마약퇴치중독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나이가 어릴수록 마약이 강력 범죄라는 인식이 덜하다”라고 설명했다. ‘마약 파티’에서 또래 권유로 중독되기도 한다. 천 원장은 “예전에는 40~50대들이 혼자 방에서 투약했다면, 지금 청년들은 모여서 놀 듯이 즐긴다”며 “젊다 보니 회복 속도도 빨라 마치 자신이 마약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고 말했다.

의사가 치료 목적으로 처방하는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진통제·식욕억제제·항정신성불안제 등으로 마약을 처음 접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펜타닐 남용을 경계한다. 마약 사범으로 변호사 상담을 받은 30대 A씨는 3개월 동안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허리에 통증이 심하다”는 명분으로 ‘펜타닐 패치’를 147장 처방받았다. 이를 온라인에서 판매했는데 구매자 대부분이 미성년자였다고 한다.

펜타닐은 말기 암처럼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 처방한다. 하지만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20대에 2만4000여건이 처방됐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가장 마지막으로 투약하는 약물이라 20대 처방이 늘어난 건 치료용보다는 마약을 목적으로 처방된 건수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어릴 적 마약성 진통제나 마약 성분의 식욕억제제가 포함된 다이어트약 등을 접한 이들은 복합약물사용자가 되는데, 이는 강력한 마약 중독자가 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7월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20대 래퍼 윤병호도 당초 펜타닐에 중독된 후 점차 강한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예방 교육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임상현 경기도다르크 소장은 “인지능력이 발달하는 유치원 시절부터 마약의 위험성을 강조해야 한다”며 “어릴 때부터 불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처럼 마약 역시 얼마나 부작용이 심한지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지 양한주 송경모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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