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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백기 든 ‘OTT 1일 이용권’… 계정공유 태생적 한계가 과제

페이센스 ‘봉이 김선달’ 논란에 중단
OTT 이용자 타인공유 52%나
서비스 늘고 경쟁격화에 부메랑 돼

OTT 서비스를 1일씩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을 판매하는 페이센스의 지난 6월 홈페이지 화면 모습.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해외 OTT뿐 아니라 국내 OTT 1일 이용권을 판매했다. 홈페이지 캡처

월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이용권을 하루 단위로 쪼개 판매해 ‘OTT판 봉이 김선달’ 논란에 휩싸였던 페이센스가 백기를 들었다.

주요 OTT의 1일 이용권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OTT 기업들은 ‘계정공유’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페이센스는 지난달 29일 오전 10시부터 디즈니+의 1일 이용권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21일 넷플릭스 1일 이용권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은 조치다. 페이센스의 남은 서비스는 제휴를 맺고 운영하는 영화 전용 OTT ‘비플릭스’뿐이다.

페이센스는 지난 5월부터 주요 OTT 서비스 이용권을 1일 단위로 쪼개 팔아 뜨거운 논쟁을 유발했다. OTT 업계에서는 페이센스가 타인 양도 금지 등의 약관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국내 OTT 3사(웨이브·티빙·왓챠)는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내용증명을 보내 1일 이용권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OTT 업계는 페이센스의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든 ‘계정공유’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유지할지 고민에 빠졌다. 계정공유는 OTT 가입자 수를 유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동시에 가입자 수 성장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초창기에 주요 OTT는 계정 하나에 프로필을 4개, 최고 7개까지 생성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면 프로필의 수만큼 동시 접속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OTT 서비스의 종류가 늘어나며 경쟁이 뜨거워지자 계정공유는 부메랑이 됐다. 유료 계정의 수가 늘어야 하는데, 계정공유를 활용하는 구독자가 많아지면서 성장세는 한계에 부딪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OTT 이용자가 계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비중은 52%에 달한다.

일부 OTT 기업들은 계정공유를 원천차단할지 고민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새로운 구독료 정책을 도입해 계정공유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계정공유를 제재하더라도 ‘이용자 반발’을 견뎌야 한다. 이미 이용자들은 계정공유로 값싸게 OTT를 이용하는 걸 경험했다. 이를 막으면 구독료 인상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서 계정공유의 이유로 ‘구독료 등 경제적 요인’이 가장 많이 꼽혔다. 구독료를 올리면 다른 OTT로 이동하겠다는 응답은 38%나 됐다. 이승희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가격 요인에 민감한 이용자를 겨냥해 계정공유를 허용하는 별도 요금제로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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