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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중독도 관리해야 할 만성질환… 전문의료기관 확충해야”

전문가들 중·장기적 관리체계 조언
치료보호 급여화 국가 지원 주장도

국민DB

의료계는 마약 등에 대한 약물중독을 고혈압·당뇨처럼 평생 관리해야 할 만성질환으로 본다. 인식 개선은 물론이고 중독 치료에 전문성을 갖춘 의료기관과 중장기적 관리 체계가 확충돼야 한다는 취지다.

약물중독은 국제적으로 합의가 이뤄진 엄연한 질환이다. 국제질병분류(ICD)엔 대마초와 아편 등 여러 약물에 대한 의존증이 개별 항목으로 등재돼 있다. 국내에서도 각종 약물의 사용에 의한 정신 및 행동 장애에 대해 한국 표준질병·사인분류상 F11~F19의 질병코드를 부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이 대목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범죄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면 효과적인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옥진 국립부곡병원 약물중독진료소장은 “‘중독은 질병’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만드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지속적 모니터링과 사례 관리가 있어야 중독자가 재활하고 지역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같은 맥락이다. 마약류 중독자에 대해 최장 1년간 국비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외래·입원 치료를 지원하는 ‘치료보호’ 제도가 대표적이다. 전국 21개 의료기관이 치료보호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문제는 이들 중 실제 중독자를 돌보며 제몫을 하는 기관이 소수라는 데 있다. 지난해 1년간 모두 280명이 치료보호를 받았는데, 이 중 96.8%가 인천 참사랑병원과 국립부곡병원에 몰렸다. 현장에선 치료보호가 집중되는 이유로 예산 부족 문제를 꼽는다.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치료비를 받지 못해 2018년 치료보호기관 지정 해제를 요청한 강남을지병원 같은 전례도 있다. 치료비를 제때 보전받지 못한다는 우려 때문에 의료기관들이 치료보호에 난색을 표하는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 인프라 구축도 필수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은 “병원은 중독 초기에 해독·합병증 등을 집중 치료하는 곳이고, 제대로 된 ‘평생 관리’는 재활센터에서 이뤄지는 게 맞는다”며 “재활센터가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치료보호 제도 활성화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활용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를 급여화하고 본인부담금에 대해선 종전처럼 국가가 지원하자는 취지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해 이를 골자로 한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적도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방향성에 대해선 공감한다”면서도 “재정 긴축 기조를 고려할 때 추가 협의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송경모 이의재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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